진도 저수지 살인사건 무기수, 20년만에 재심 앞두고 숨져 첫 재판 보름 전 급성백혈병으로 사망…재판은 궐석 상태서 진행 안재영 기자

2024년 04월 07일(일) 19:55

‘진도 송정저수지 살인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장씨가 재심 첫 재판을 앞두고 숨을 거뒀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진도 송정저수지 살인사건’ 무기수 장모(66)씨가 지난 2일 사망했다.

장씨는 오는 17일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열리는 재심 재판 출석을 위해 지난달 군산교도소에서 해남교도소로 이감됐으나 내부 검진에서 ‘급성백혈병’이 발견됐다. 이후 장씨는 지역 한 병원으로 이송, 항암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

앞서 장씨는 지난 2003년 7월9일 오후 8시39분께 진도군 의신면 한 교차로에서 몰던 화물 트럭을 고의로 명금저수지(현 송정저수지)로 추락시켜 조수석에 탄 부인 김모(당시 45)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2005년 무기징역 확정판결을 받았다.

당시 경찰은 장씨에게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으나, 검찰은 ‘8억8천만원’의 보험금을 노린 범행으로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2017년 억울함을 호소하던 장씨 가족의 부탁을 받은 전직 경찰과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가 이 사건을 다시 조사해 올해 1월 대법원으로부터 재심 개시 결정을 받아냈다.

하지만 형집행정지는 즉각 이뤄지지 않았는데 장씨가 병원에서 사망한 당일에야 내려졌다.

당사자가 사망하면 공소권이 없어 종결 처리되는 일반 재판과 달리 재심 재판인 진도 송정저수지 살인사건은 장씨 사망에도 궐석으로 진행된다.

한편 이 사건의 재심을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중환자실에서 고인에게 재판절차를 설명해줬는데, 이렇게 빨리 돌아가실지 몰랐다”며 “무죄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씨에 대한 세상의 오해를 풀어드리고 싶다”고 SNS에 추모글을 올렸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