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핵 퇴치, ‘잠복결핵’ 관리부터 시작해야 / 나만석 |
| 2024년 04월 24일(수) 19: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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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결핵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결핵 발생률이 2위로 결핵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나라다. 전남의 경우 2022년 인구 10만명 당 결핵 발생률이 50.4명, 사망률이 4.7명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결핵은 기침할 때 나온 결핵균이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다른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들어가 감염을 일으키면서 발생한다. 대부분 건강한 성인은 결핵균에 감염되더라도 몸 속에 잠복해 있는 ‘잠복결핵’ 형태로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잠복결핵은 다른 감염병의 잠복기와 마찬가지로 증상도 없고 흉부 엑스선 검사도 정상이며 기침·재채기 등을 하더라도 공기 중으로 결핵균이 배출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키지 않기 때문에 잠복결핵 감염자가 스스로 조기에 인지하기는 쉽지 않다.
소아·저체중자·암환자처럼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흡연·음주·영양결핍·의료기관 종사자처럼 결핵균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환경에 있는 사람이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면 잠복된 균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활동성 결핵’으로 진행된다.
잠복결핵에 감염되면 결핵에 준해 치료하게 되는데, 나이, 간질환 상태, 기저질환 등에 따라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9개월간 치료하게 되며 의사의 처방에 따라 중단없이 약을 복용하게 되면 평생 결핵 예방이 가능하다.
잠복결핵 미치료자는 치료 완료자에 비해 활동성 결핵 발생 위험이 5.7배나 높다. 2021년 질병관리청의 연구·발표에 따르면 잠복결핵 치료를 완료하면 약 83%까지 결핵 감염을 예방할 수 있으며 이는 잠복결핵 치료의 효과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잠복결핵 감염자의 10% 중 5%는 첫 2년 이내, 나머지 5%는 평생에 걸쳐 활동성 결핵으로 진행될 수 있다. 2세 미만 소아의 경우 잠복결핵을 치료하지 않으면 결핵에 걸릴 확률이 성인보다 4배나 높다.
첫 2년 이내의 관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질병청에서도 잠복결핵 감염 후 결핵 발병 위험성을 고려해 최소 2년까지는 1년에 한 번씩 흉부 엑스선 검사를 권장하고 있다.
특히 결핵균에 노출될 경우 감염될 위험이 높고 중증 결핵으로의 발생 위험이 높아 소아 등의 대상자는 결핵 전파 차단을 위해 이들이 속해있는 기관의 잠복결핵 검진을 받도록 결핵예방법에 의무화하고 있다.
유치원,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 교직원, 산후조리사, 의료기관 종사자 등이 검진 대상에 해당된다. 이들은 연 1회 결핵 검진을 받아야 하고 잠복결핵은 그 기관에 근무하고 있는 동안에 한 차례 더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렇듯 잠복결핵은 소아와 노인에게 더 큰 위험을 갖고 있다. 적절한 예방 및 조기 진단을 통해 취약한 집단을 보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령사회에서 노인의 건강을 결핵으로부터 보호하는 효과적인 정책 및 의료서비스가 필수다.
지난해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제3차 결핵관리종합계획(2023-2027년) 중점 추진과제로 고위험군 잠복결핵 검진·치료를 강화하고 고령층 결핵환자 증가세 등 환경 변화에 따라 국가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결핵 예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도민 모두가 결핵을 함께 극복해야 하는 문제로 인식하는 것과 도민들의 참여다.
잠복결핵 의무 검진 대상자 중 아직 검진을 받지 않았다면 빠른 시일 내에 검진을 받기를 권한다. 잠복결핵에 감염이 확인된 경우 치료비와 치료와 관련된 부작용 관리까지 산정특례(건강보험재정)를 적용해 무료로 지원하고 있으므로 도내 잠복결핵 치료 의료기관 43개소 중 가까운 의료기관에 방문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매년 보건소에서는 도내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무료 결핵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만약 2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거나 가래, 발열, 체중감소, 수면 중 식은땀 등이 지속된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결핵 검진을 받기를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