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가 제2의 할리우드가 된 이유 / 주정민
2024년 05월 08일(수) 20:32
주정민 전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 미국 조지아 대학 파견 근무
미국 남부에 있는 조지아주가 영상산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영화와 TV제작물 중심의 영상제작 산업은 미국 내에서 할리우드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영화 촬영을 위한 방음 스튜디오인 사운드 스테이지가 410만 스퀘어피트(약 11만5천평)에 달해 영국에 이어 세계 3위이다.

2022년 기준으로 조지아주 내에서 영상제작비로 44억 달러(약 6조 원)가 투입됐다. 영화 32편, TV 영상물 269편을 포함해 총 412편이 제작됐다. 410여개의 영상제작업체에서 13만7천명이 일하고 있다.

최근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기록한 영화 상위 6편 중 4편이 조지아에서 만들어졌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어벤저스: 엔드 게임’,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그리고 ‘블랙 팬서’다. 넷플릭스에서 최고 스트리밍을 기록한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도 이곳에서 제작됐다.

LA 등지에서 영화감독과 스텝, 제작사 등이 조지아로 이동하고 있다. 그래서 조지아 내의 영상 프로덕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스튜디오 제작과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트릴리스 등 기존 스튜디오는 계속 확장 공사를 하고 있고, NBC유니버설, 그레이 텔레비전 등 유명 프로덕션들도 조지아에 스튜디오를 건설하고 있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유명한 목화밭 장면 촬영지였던 조지아는 최근 스튜디오 중심의 제작기지를 벗어나 콘텐츠의 기획, 제작, 유통과 마케팅을 아우르는 영상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고 있다. 조지아가 영상산업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이유는 우수한 지리적 여건과 환경, 영상 인력공급 체제 구축, 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때문이다.

미국 남부에 있는 조지아는 날씨가 온화해 최적의 거주환경을 자랑하고 있다. 물가도 캘리포니아보다 낮아 제작비와 생활비가 적게 든다. 강과 바다, 시골과 도심, 들판과 사막 등 다양한 자연환경을 갖고 있어 영상 촬영지로도 최적지다. 여기에 애틀랜타 도심과 20분 거리에 ‘하트필드-잭슨’ 국제공항이 있어 국내외로 이동이 편리하다.

디자인과 영상으로 특화된 ‘서배너 아트 스쿨(Savannah College of Art and Design)’과 트릴리스 스튜디오(Trilith Studios)에 있는 ‘조지아 필름아카데미(Georgia Film Academy)’에서는 우수한 영상제작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조지아 주내 28개 대학과 협력해 영상 관련 실습과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풍부한 현장 경험을 쌓은 후 관련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조지아주 정부는 50만 불(약 6억7천만 원) 이상을 투입하는 영상작품에 투자비의 20%에 해당하는 세금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여기에 제작물의 엔딩 크레딧에 조지아주의 프로모션 로고를 표시하면, 추가로 10%의 세금환급을 하고 있다. 이 공제금은 크레딧 형태로 제공해, 주 정부에 내는 세금으로 사용하거나 현금으로 환전해 제작에 활용할 수 있다. 2023년 세금공제 금액은 총 13억5천 달러(약 1조8천억 원)에 달한다. 이 돈은 결국 조지아에 다시 투자되는 환류 체계를 갖추고 있다.

조지아는 영화제 등 영상산업의 기반도 든든하다. 대표적으로 1973년에 시작한 ‘애틀랜타 영화제(ATLFF)’는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영상축제다. 1939년부터 조지아 대학이 운영하는 ‘피바디 어워즈(Peabody Awards)’는 방송 분야에서 최고로 권위 있는 상이다. 이러한 영화제 및 시상제도는 많은 사람이 조지아에 관심을 두게 하고, 관광과 쇼핑 등으로 연계되어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영화 제작관리 시스템 개발회사 셋 히어로(Set Hero)는 조지아주 심장인 애틀랜타를 미국에서 영화제작에 가장 적합한 도시 1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누구나 인정하는 영상제작의 최적지라는 것이다. 조지아는 이런 장점을 활용해 영상산업으로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있다. ‘한류 콘텐츠’를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킬지 고민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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