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미래로 나아가야 / 박용안
2024년 05월 22일(수) 19:50
박용안 부산외국어대학교 초빙교수
다시 오월이다. 멀리로는 동학혁명의 함성이 있었고, 현대에 들어서는 광주민중항쟁(5·18민주화운동)의 기억과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아픔이 생생한 달이다. 광주민중항쟁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겪었던 많은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필자는 항쟁 당시 역사의 진보를 향해, 혹은 정의로움을 위해, 불의에 항거, 그 무엇이라도 했던 민중들과 영웅들에게 큰 부채를 지고 있다.

역사적 사건들은 현재와 미래 세대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광주민중항쟁을 포함한 한국 근현대사의 역사적 사건들은 과거를 회상하는 재료보다 미래를 향한 이정표로써 활용돼야 마땅하다.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어떤 사회·경제적 과제와 문제들이 있는지를 직시하고 우리들은 위의 역사적 사건들에서 얻었던 지혜와 경험을 토대로 해답을 찾는 데 써먹어야 한다.

“나 때는(라떼는) 말이야”라는 처럼 과거에 머물러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국제정세와 새롭게 대두되는 현안들과 과제를 외면하게 된다.

광주민중항쟁은 민중들의 지지와 행동의 열매이다. 항쟁에 참가해 직접 희생을 당하거나 고초를 겪은 희생자, 부상자, 유공자의 몫도 크다 할 수 있다. 국민들이 자각해 민중이 돼 역사의 수레바퀴를 앞으로 돌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는 과제의 해법들을 제시한 것이다. 광주민중항쟁은 다음의 점에서 미래의 지표로 그 가치가 크다 하겠다.

첫째, 천부적 인권이다. 개인 생명의 존귀함을 추구했던 저항정신은 한국을 포함한 지구상 모든 국민들과 외국인들이 갖는 인권을 보장하는 것과 통한다. 외국인도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열린사회는 선진 국가로서 지표중 하나이다. 사회구성원 누구에게나 천부적 권한, 즉 생존과 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국가와 지자체 등이 앞장서 보호해야 한다. 인간이 존귀하니, 함께하는 동물들과 자연도 존경돼야 할 것이다. 사람, 동물, 자연을 아끼지 않고 귀하게 여기지 않는 경제 활동과 사회 제도는 고쳐져야 한다.

둘째, 공동체 정신이다. 광주민중항쟁 기간 짧지만 매우 강했던 공동체의 유대감을 항쟁 참여자들은 기억할 것이다. 민중들이 각자의 재능과 가지고 있는 것들을 아낌없이 공동체의 존속을 위해 내줬다. 그 대동세계에서 모든 사람들은 천사처럼 아름다움을 보인 것이다. 화가 홍성담의 판화에서는 항쟁 당시 주먹밥을 나누고 기뻐하는 아름다움이 잘 표현돼 있다. 시장주의 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현대 사회는 때로는 매우 치열한 경쟁과 함께 갈수록 커지는 빈부격차를 낳고 있다. 광주민중항쟁의 공동체 정신은 사회 구성원들이 손을 맞잡고 함께 나아가면서 밝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려는 여러 노력과 운동으로도 실천된다. 더하자면, 공동체 정신은 사회 구성원들에게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 경쟁에서 뒤처진 구성원에게도 인간으로서 생활권을 보장하는 사회보장 제도로도 파급될 수 있다.

셋째, 평화다. 광주민중항쟁은 평화를 원하는 세계 민중들의 연대를 확장했다. 항쟁기간 혹은 후에 독일의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일본의 동경, 오사까, 교토, 그리고 미국의 LA와 뉴욕에서 항쟁에 대한 지지와 응원 그리고 연대를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100년 가까이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한반도에도 이러한 평화의 씨는 널리 확산돼야 할 것이다.

넷째, 참여다. 잘못된 법제도와 모순과 기본권 억압 등에 대해서는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처럼 벽에라도 소리를 치고 반걸음이라도 참여를 해야 한다. 광주민중항쟁의 부상자와 유공자들도 미래 세대, 미래 대한민국, 미래의 광주를 위해 무엇을 요구하기보다는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참여와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 출생 절벽과 고령화 사회에 직면한 오늘의 한국은 다양한 분야마다 새로운 개혁과 시도 그리고 대중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5월 들어 광주민중항쟁에 흐르는 정신으로서 인권, 공동체, 평화, 참여를 꼽아보았다. 이 정신들은 광주와 전남 뿐만 아니라, 인류가 미래로 항행할 때 필요한 나침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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