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3명 사망’ 택시기사 1심 무죄…왜? 법원 “운전자 과실, 사고 원인 단정 어렵다” 안재영 기자

2025년 02월 27일(목) 20:57

손님을 태우고 운행하던 중 보행자 3명이 숨지는 사고를 낸 택시기사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1단독 김성준 부장판사는 27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A(70대)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3년 10월8일 오후 1시23분께 광산구 한 교차로에서 택시를 몰다 차량 간 교통사고를 냈다.

사고 충격으로 튕겨나간 A씨의 택시는 또 다른 차량을 들이받은 후 인근 횡단보도까지 밀려나갔는데, 이 과정에서 길을 건너던 보행자 3명이 A씨의 택시에 들이받혀 사망했다.

교차로에서 최초 교통사고가 났을 때 A씨는 해당 구간의 제한 속도를 초과했고, 신호를 위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과정에서 A씨는 전기차 급발진 현상으로 차량을 제어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제동 장치를 가동한 이력이 없어 운전자 과실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고기록장치(EDR) 상 사고 발생 3초 전부터 엔진 회전수와 차량의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것에 주목하며 오랜 기간 택시를 운전해 온 A씨가 ‘실수로’ 제동 페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았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사고 당시 택시에 탔던 승객이 법정에서 전방주시 의무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이 사고가 A씨의 과실로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