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개념 뇌건강 치과학 XII - 법정 스님과 카잔차키스가 그리는 자유 이야기 / 강동완 |
| 2025년 03월 09일(일) 19: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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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우리의 자비롭지 못한 옹졸한 마음이 자유로움을 파괴하고 있다고 한다.
1973년의 첫 수상 집 ‘영혼의 모음’에서 “평화의 적은 근원적으로 볼 때 어리석고 옹졸해지기 쉬운 인간의 그 마음에 있다. 평화를 이루는 것은 지혜롭고 너그러운 인간의 그 마음에 달린 것 그래서 평화란 전쟁이 없는 상태이기보다는 인간의 심성에서 유출되는 자비의 구현이다.”라고 표현했다. 자비의 구현으로 70년대에 민주화를 향한 실천적 노력은 국민들에게 늘 감동과 믿음을 줬다.
스님은 파격적으로 임제선사의 “그대가 바른 견해를 얻고 싶다면 타인으로부터 방해받지 말라. 안으로나 밖으로나 만나는 것을 바로 죽이라.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성자를 만나면 성자를 죽이라. 그래야만 비로소 온갖 얽힘에서 벗어나 그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유자재하리라”로 걸림 없는 삶을 강조했다. 그리고 늘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며 내면의 집착을 깨는 자유의 말을 가르쳤다.
자유를 생각하면서 인문둥지에서 토론했던 ‘그리스인 조르바’과 ‘영혼의 자서전’의 작가인 카잔차키스가 떠올랐다.
자유로운 영혼의 성자적 삶을 추구했던 카잔차키스는 조르바를 통해 자유를 표현하고 있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크레타와 터키(현 튀르키예)의 투쟁을 보면서 “내 영혼을 처음으로 뒤흔든 것은 공포나 고통이 아니었고, 쾌감이나 장난도 아니었으며, 자유에 대한 열망이었다. 나는 자유를 찾아야 했지만, 무엇으로부터, 누구로부터 자유가 된다는 말인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서서히 나는 거칠고 쉴 곳 없는 자유의 오름길에 올랐다.(중략)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사랑과 흠모를 받는 것들까지도 포함한 모든 우상으로부터 자유를 찾으려는 새로운 투쟁이 시작됐다” 그는 교만, 악의와 시기, 공포와 게으름, 그리고 우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했다.
그는 자유인의 참모습을 진 조르바에서 찾았다. 조르바는 어떤 종교에 구애받거나 어떤 사상과 억압에도 굴복하지 않고 자유로운 심성으로 매 순간의 삶을 원초적으로 받아들이고 창조적 단순성과 소박함을 내면에 지니고 행동하는 자유인이었다.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것은 타인의 생각, 말과 글 그리고 행동에 공감한다는 점이다. 그 중의 근본이 말이다. 인간의 뇌에 의해 발화되는 언어 체계는 위대하다. 우리는 말을 보고 들으면서 배우고 기억하고 생각한다. 이 과정에 타인의 말, 행동, 이미지를 내적으로 공감해 이해하는 모방과 공감의 거울 뉴런(Mirror neuron) 뇌 시스템이 작동한다.
1996년 이탈리아 자코모 리촐라티 교수 연구팀은 원숭이의 관찰을 통해 뇌에서 반응하는 ‘보는 대로 따라 하는 활성화 신경’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후 연구자들은 인간의 뇌에도 있으며 이를 ‘거울 뉴런’으로 명명했다.
거울 뉴런은 단순히 모방에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본능적으로 파악하고 반응하는 공감 능력을 지닌 사회적 뇌로도 작용한다. 그러나 비슷한 생각에는 과잉으로 공감하거나, 다른 경우에는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공감 제로에 따라 편 가르고 적대시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요즘 우리 사회가 ‘내 편’, ‘네 편’으로 극명하게 나뉘어져 갈등과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무엇보다 말을 잘 살펴서 해야 한다. 나 자신부터 남의 욕망과 분노 그리고 어리석음에 공감 과잉이나 공감 제로로 반응해 내 편만이 옳다는 우상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 나와 공동체의 뇌건강을 위해 거울 뉴런을 인문학적으로 자유로운 사유와 공감의 뇌 시스템으로 승화시켜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