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사찰 땅 공중화장실 둘러싼 광주 남구 늑장행정

2025년 04월 01일(화) 19:28

광주 남구의 늑장행정이 도마위에 올랐다. 봉선동 대각사 앞 공중화장실 부지를 무상 임대받아 20년 동안 공중화장실 용도로 사용해오다 철거 요청에도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찰 측은 해당 부지를 매매하기 위해 사전에 구청에 통보, 최대한 빨리 조치하겠다는 답변을 받은 뒤 계약을 체결했는데도 권리 행사를 못하고 있다며 답답해하고 있다.

문제의 땅은 대각사가 지난해 1월 매매 계약을 통해 중도금을 받았지만 1년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 화장실이 존치해 잔금과 함께 명의 이전이 늦춰지고 있다. 이에 대해 남구는 대체 부지와 소요 예산 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각사와 인근 주민 모두 피해를 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거론된 쌈지공원과 불로어린이공원의 경우 민원 가능성 등으로 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유재산권 행사를 둘러싸고 갈등이 커지는 모습이다. 아무런 대가 없이 무상으로 제공해왔으나 구청의 태연한 태도에 사찰 측은 대략 난감이다. 물론 남구의 사정도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공중화장실이 일대에 유일해 주민들이 요긴하게 이용되는 현실에서 폐쇄해야 하는 부담이 적잖은 것이다. 해서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매매 의사를 전달받은 2023년 9월 이후 1년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있었다. 민원 우려를 이유로, 화장실 신축비를 구실로 지나치게 안이했다. 특히 대각사는 구청을 직접 찾아간 후에도 담당자와 수차례 통화하며 철거 수용 의사를 확인하고 매각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남구는 “확답을 준 적이 없다”고 했다. 진실게임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애초에 공중화장실 설치를 허용한 것도 주민 편의를 위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었다. 또 구청을 믿고 정당하게 통지하고 권리 행사에 나섰다. 하지만 뒤통수를 맞았다며 대각사는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남구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화장실을 철거하기 곤란하다 해도 남구가 풀어야 한다. 결자해지다. 사찰도 그렇고, 주민들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