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정기섭 대한주택건설협회 광주전남도회장 “상업지역 규제완화해야 원도심 활성화된다” 지역 부동산 시장, 대내외 리스크로 불확실성 ↑ 임채만 기자 |
| 2025년 04월 15일(화) 2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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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 지역의 현 상황은.
-수도권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국의 부동산 시장 태반이 마찬가지겠지만 지역 부동산 시장은 장기침체, 글로벌 위기에 따른 공사비 상승, 부동산 대출 규제와 전혀 예기치 못했던 국내 정치 리스크까지 겹쳐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2023년 말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던 지역건설사들의 부도, 법정관리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됐지만,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수도권의 신동아건설과 경남지역 도급순위 2위 업체인 대저건설에 이어 삼정기업, 벽산엔지니어링, 안강건설, 대우조선해양건설, 삼부토건, 이화공영, 대흥건설 등 중견업체들이 공사원가 상승과 공사 미수금 급증에 따른 현금 유동성 악화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다시 위기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을 떨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준공후 미분양도 늘어나고 있는데 지역 실태와 원인은.
-2020년말께 실질적으로 제로라고 할 수 있는 32세대를 기록한 이후 최근 2-3년 동안 민간공원 특례사업지구나 재개발, 재건축단지 등의 대규모 물량이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일시에 공급이 된 데다 고금리와 환율급등에 따른 공사비 폭등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분양가격마저 크게 올라 수요자들의 구매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으로 장기불황에 직면하고 있어 획기적인 수요진작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부동산시장이 호황이었을 때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 고분양가를 이유로 인·허가를 지연하면서 분양물량들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고 적체되면서 결과적으로 수급조절에 실패한 것이 두고 두고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지난 2월 광주시의회에서 가결된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안에 대한 협회의 입장은.
-민선 7기 당시 이용섭 시장은 주거용적률 강화를 통해 상업지역이나 준주거, 준공업지역과 같은 구도심 내에서의 틈새 주거공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한 바 있었고 이후 민선 8기 들어 우리 주택업계에서는 집행부와 의회, 시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2년 8개월여 동안 원상회복을 건의하고 설득에 전념해 왔다.
광주시에서는 작년 연말 상가 공실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주거복합건물의 비주거비율을 당초 15%에서 10%로 낮춘 바 있지만 추가적인 규제완화에는 미온적 태도를 보여 왔다.
마침 도심공동화를 막고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지역주택업계의 입장에 의회에서 일정 부분 동의하면서 전체 상업지역 가운데 일부인 중심상업 지역의 주거용적률만 조례강화 이전으로 완화하게 된 것으로 협회나 건설업계는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폭넓은 규제완화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최근 광주의 아파트 공급이 재개발, 재건축, 민간공원 특례사업 등을 필두로 한 대규모 개발에 맞춰져 주거환경의 개선과 지역경제활성화를 꾀하고는 있지만 이와 동시에 연령별, 소득별, 계층별 다양한 거주수요를 만족시킬만한 합리적 가격의 주택은 사라지고 있고 시민들의 주거부담은 커지고 있어 이를 위한 주거대안이 필요한 상황에서 공공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서 규제일변도 행정으로 서민의 주거사다리 역할을 하는 도심 상업지역, 준주거, 준공업지역내 주거공급을 막고 있는 현실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광주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아파트 비율이 최상위권인데 그 이유는.
-전국의 시도별 아파트비율을 보면 광주가 80%를 넘어서면서 세종시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광주의 경우 1980년대말부터 본격적인 아파트 문화가 시작됐고 이후 도심내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의 공급과 함께 지역민들의 아파트 선호현상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파트 비율이 높아지면서 주택보급률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데 2023년 현재 대한민국의 주택보급률은 1인 가구를 포함하고, 다가구주택도 호수별로 주택수로 계산하는 (新)주택보급률에 따르면 102.5%이고 광주의 경우 주택보급률은 105.5%로 17개 지자체 중에서 중간 정도인 10번째를 기록하고 있고 지방평균치인 107.7%에는 미달하고 있다.
수도권이 97.2%이고 지방 평균이 107.7%로 쉽게 말해 수도권은 주택이 턱없이 부족하고 지방은 주택이 남아돈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거불안현상이 상존하는 것은 아직도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한 무주택자가 40%나 되는 등 실제 자가 보유율은 크게 낮다는 사실이다. 아울러 주택보급률이 아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주택재고 판단지표인 인구 천 명당 주택수는 423채이고 광주는 436채 정도로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에서도 하위권에 해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파트 비율이 높다고는 하지만 앞으로도 주택보급률이 120%는 돼야 부동산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주택공급이 지속하는 것이 맞다.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을 설명하자면.
-현재 광주 구도심규제는 전국적인 복합개발 추세와 상당히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새로운 비전제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도심확대보다는 구도심 활성화를 통한 압축도시(Compact city·도시 내부를 고밀복합 개발함으로써 토지이용의 효율성과 자연환경의 보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도시모델)를 추구하면서 도심공간의 혁신에 나서야 한다. 기본적으로 충장로, 금남로, 상무지구, 쌍암동 등 일부에만 국한된 중심상업지역 용적률 완화보다는 일반상업지역을 포함한 상업지역 전반에 걸친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원도심 활성화에도 효과적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광주시가 도시정책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더 설득할 생각이다.
이와 함께 협회에서 지난 1994년부터 매년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지속 추진하고 있는 국가유공자 노후주택 개보수 지원사업은 물론이고 사랑의 연탄 나눔, 소방취약계층 소화기 지원, 지역인재 장학금 전달, 사회 저소득층 후원 외에도 추가적인 사업발굴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지방 부동산경기 전망은.
-트럼프 2기 출범과 국내 정치 불안, 지방부동산의 침체 장기화 등 건설업계에 닥친 난관이 초유의 상황이라서 올해 상반기까지는 상황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다행스럽게도 가장 큰 정치리스크 해소로 불확실성이 제거됐고 정부나 여야 정치권 공히 주택업계의 위기국면을 적극 공감하고 지방부동산 회복을 위해 세제부터 금융을 망라한 복합적인 지원정책을 준비할 것으로 보여 수요진작 방안으로서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히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작년 연말부터 시작된 저금리 기조가 확고하게 정착이 되고 부동산 부양정책이 힘을 받는다면 예상보다 빠른 시장의 반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광주·전남 지자체에 요청할 사항이 있다면.
-부동산경기 장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협회 중앙회 차원에서 여야는 물론이고 정부 관계부처에 맞춤형 정책 건의를 하고 있다. 이 목적으로 지역부동산시장에서 급선무인 미분양아파트 해소를 위해 수요진작책 마련이 선행돼야 하는데 지방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DSR 한시규제 완화와 더불어 취득세, 양도세 감면과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폐지 등이 필요할 것이고 지역건설사들이 중점사업으로 참여한 민간임대아파트의 조기 분양 전환 허용을 통해 건설사들은 유동성을 확보토록 하고 무주택 임차인들에게는 합리적 분양가로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최근 전국의 부동산시장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현실에서 전방·일신 부지개발, 어등산 복합쇼핑몰 건립, 신세계확장사업 등 다양한 개발 호재들로 인해 부동산시장은 물론이고 지역경제의 경착륙을 막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는데 광주시도 과감한 규제 완화로 지역경제활성화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임채만 기자
임채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