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 경신’ 광주지역 金투자 열기 뜨겁다 17-22일 골드바 26억3천300만원 거래 1월 전년比 28%↑…안전자산 선호 현상 금 현물, 온스당 3천400달러 돌파 ‘우상향’ 트럼프 금리 인하 압박 주식·채권 등 약세 정은솔 기자

2025년 04월 22일(화) 19:50

금 현물 가격이 온스당 3천430달러선을 기록하며 최고치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본점에서 직원이 금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연합뉴스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역 금거래도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광주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11일부터 잠정 중단했던 골드바 판매를 지난 17일부터 재개한 가운데 재개 첫 주(4월17-22일) 동안에만 총 43건, 약 26억3천300만원의 실물 금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같은 해 1월 전체 거래량(37건·8억7천770만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올해 1월 거래량만 놓고 보더라도 지난해 1월(29건, 약 2억8천610만원) 대비 건수는 약 28% 늘고 금액은 세 배 이상 급증했다.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골드바 시장으로 빠르게 몰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금을 미리 보유한 투자자들은 최근 가격 급등에 적잖은 이득을 보고 있다. 광주 남구에 사는 직장인 정모(34)씨는 “3년 전 30돈 정도를 샀는데 당시보다 가격이 거의 두 배는 오른 것 같다”며 “당분간 팔지 않고 보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수익의 일부로 금을 매입한 손모(45·여)씨는 “당시 약 2천만원어치를 샀는데 현재 감정가는 3천만원을 넘는다”며 “현금보다 훨씬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광주 서구의 한 금방 관계자는 “최근 금 시세 변동폭이 너무 커서 현재는 매입을 일시 중단한 상태”라며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인지 금을 사려는 고객이 조금 더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금거래소 관계자는 “돈의 흐름은 언제나 수익을 쫓기 마련인데 지금은 주식이나 가상자산에서 매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존 자산 중에서 상대적으로 투자할 만한 대안으로 금에 주목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이어 “달러도 과거처럼 절대적인 패권을 유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는 판단을 하는 투자자도 많다”며 “금 가격은 당분간 오름세를 보이겠지만 결국에는 안정화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미 동부시간 3시45분 기준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3천428.39달러까지 치솟으며 전 거래일 보다 3%이상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천425.3달러로 마감, 전날보다 2.9%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 같은 상승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과 맞물려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 인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반면 제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이유로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주식과 채권 시장의 약세가 겹치며 투자자들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국채 수익률이 불안정하게 움직이고 기술주 중심의 주식시장이 고점에서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투자 대안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여기에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금의 상대적 매력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정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