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매화꽃 모텔 / 시조 - 이상호

2025년 05월 12일(월) 18:49

레온사인 반짝이는 연분홍 언덕 입구
쏟아놓은 울음도 앞가슴에 벙글던
산길을 걷다가 보면 아담한 모텔 하나

온종일 울음들을 끊임없이 토해내며
마음마저 닿을 수 없는 신전 같은 저녁에
운무로 덮인 산 위에 긴 밤의 역사가 시작됐다

드러내놓고 오르가슴이라 말을 할 수는 없다
저들이 불끈불끈 힘을 때면 발기하는
조각난 봄의 기억이 한 칸 한 칸 움직인다

봄을 집어삼킨 숲의 터널을 지나면
멜랑콜리한 시침이 자꾸만 뜨거워져
한 사흘 저 꽃 속에 묻혀 이궁을 꿈꾸는 거야

<이상호 약력>
▲전남대학교 평생교육원 문예창작과정 전담강사
▲문학박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