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된 화순 폐광지역 복합관광단지 누구 책임인가 김종민 논설위원

2025년 05월 21일(수) 19:26

2023년 6월 문 닫은 화순탄광에 농공단지와 스마트팜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복합관광단지는 빠졌다. 조기 폐광에 따른 지역경제진흥 사업이 반쪽으로 전락했다. 청정메탄올 제조시설을 추진하는 강원 태백시, 첨단 가속기 기반 의료산업 클러스터에 초점을 맞춘 삼척시와 대비된다. 국가 예산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진다. 태백과 삼척의 경우 총 사업비는 각각 4천1억원·3천333억원이며, 국비는 1천842억원·1천849억원에 달한다. 화순 농공단지는 전체 5천57억원 중 국비가 551억원에 불과하고, 888억원 규모의 스마트팜은 319억원에 그치는 실정이다.

화순군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논의를 거쳐 대한석탄공사 소유 245만6천㎡ 면적에 5천643억원을 투입하는 경제진흥사업을 수립했다. 골프장·리조트·정원 등을 포함한 복합관광단지가 핵심으로 3개 사업으로 구성됐지만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제동이 걸렸다. 민간자본 성격이 짙어 국비 지원이 부적합하다는 판단이 나온 것이다. 폐광지역 경제진흥사업은 탄소중립 정책과 발맞춰 석탄산업의 전환과 함께 지역 소멸 시대를 대응해 균형발전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결과적으로 핵심이 제외되면서 크게 퇴색하고 말았다.

우선은 예타 통과에 집중하고 복합관광단지도 향후 용역 결과를 토대로 진행한다고 하나 막대한 재원 등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기업 참여도 불투명하다. 앞서 2021년 12월 산자부가 주관한 간담회에서 주민과 전문가들도 미래에너지·의약 등 신성장 중심의 전략을 제안했으며 화순은 식품·의료분야가 해당됐다. 뒤늦게 농공단지 위주로 원점 회귀한 셈이다. 당초에 대단위 관광시설이 아닌 최고 수준인 바이오메디컬 특구와 관련해 검토했어야 했다. 그동안의 혼란에 따른 비난을 감수해야 할 판이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차별화하는 게 관건이다. 지역 특성을 고려한 대체산업 육성의 로드맵을 차분하게 그려야 한다. 광업 중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다. 시대적 추세다. 화순탄광은 118년 간 남부권의 최대 석탄 생산지로서 국민 연료의 수급 안정과 지역경제에 기여했다. 주요 에너지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마치고 명예롭게 퇴장했다. 화순군은 주도적으로 중장기 발전에 대한 비전을 내놔야 한다. 앞으로도 더 심도있게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