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영업자 생존은 정책 선택에 달려 있다 / 김동규 |
| 2025년 05월 21일(수) 19: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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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25년 1-2월 두 달간 약 20만 명이 폐업한 것으로 알려져 그 속도는 역대급이다. 5년 생존율은 27.1%로, OECD 평균(약 40%)에도 못 미친다.
숙박·음식업의 3년 미만 폐업률은 무려 50.7%, 도소매업은 40.8%, 서비스업 33.5%에 달한다. 이 수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닌 수많은 가정의 생계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수치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이다.
문제는 단순한 폐업을 넘어, 대형 유통기업의 복합쇼핑몰 입점으로 지역 소상공인들이 회복 불능의 타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광주의 세정아울렛, 용봉 패션의 거리, 첨단 패션 거리 등 향토 골목상권은 이미 롯데아울렛 입점 당시 1차 붕괴를 경험했다. 여기에 또다시 복합쇼핑몰 입점이 추진되고 있어, 지역 상권은 돌이킬 수 없는 몰락에 직면할 것이다.
광주시는 관련 조례에 따른 상권 영향평가를 진행 중이지만, 실제로 공정하고 객관적인 데이터가 나올지 의문이다. 민주당과 정부 당국은 지역 유관 업종과의 간담회를 중재하고, 이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지금의 ‘유통산업발전법’은 유통 대기업에 형식적인 지역 협력사를 요구할 뿐, 실질적인 상생 효과는 미비하다. 대전 신세계 복합쇼핑몰 사례처럼 일회성으로 수십억 원을 내놓아도 실질적인 골목상권 지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에 우리는 유통 대기업의 매출과 연동해 지역 상생 기금을 매년 의무적으로 출연하도록 하는 ‘상생기금법’ 제정을 촉구한다. 이 법이 시행된다면 지자체는 자체 조례를 통해 해당 기금을 실질적인 피해지원과 지역 상권 육성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온누리상품권 제도의 현실화가 필요하다. 현재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일부 상점가에만 사용할 수 있어, 전체 자영업자 중 극히 일부만이 혜택을 받고 있다. 코로나 이후 급변한 상권 구조를 반영, 일정 매출 이하 자영업자에게도 한시적으로 온누리상품권 수령 및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 나아가 유통산업발전법과 특별법의 개정을 통해 지원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매출은 줄고, 고정비는 오르며, 손님은 줄어들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오늘 하루를 버틸 수 있을지 매일 고민하며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이 진심으로 민생을 걱정한다면, 숫자가 말하는 자영업의 붕괴를 직시해야 한다. 골목상권과 향토 상점가가 무너지면 지역경제의 뿌리가 뽑히는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정치와 정책이 행동으로 응답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