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내일 되길…” 염원 속 사전투표소마다 ‘북적’ <광주 사전투표소 가보니> 내란 심판·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바람 지역·세대 간 갈등 해소 목소리도 많아 양시원 기자

2025년 05월 29일(목) 20:29

31사단 장병들 사전투표 참여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첫날 29일 오전 광주 북구 남도향토음식박물관 사전투표소에서 육군 31사단 장병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김애리 기자·조영권 인턴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광주 곳곳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유권자들은 저마다 내란 세력 심판, 경제 활성화, 세대 간 화합 등 다양한 바람을 기표봉에 담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오전 8시께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컨벤션홀에 설치된 용봉동 사전투표소 앞은 출근 전 들른 회사원부터 배낭을 멘 대학생, 보행기에 의지해 걸음을 떼는 노인 등 다양한 유권자들로 북적였다. 작업복 차림의 근로자와 가족 단위 유권자, 부부·커플도 눈에 띄었다.

투표를 마치고 사전투표소를 나서는 시민들의 얼굴에는 홀가분함이 엿보였다. 유권자들의 연령대, 직업, 차림새 모두 제각각이었지만 투표가 좀 더 나은 세상으로 가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는 염원 만은 똑같았다.

직장인 서권섭(42)씨는 “정치에 큰 관심도, 기대도 없어 지난 대선 때 투표를 안했는데 크게 후회했다”며 “자라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최소한 기본은 지켜지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북구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김미영(53)씨는 “나라가 어수선하니 장사가 안돼 삶이 팍팍해졌다”며 “먹고 사는 게 버겁지 않도록 나아졌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대학생 등 젊은 세대의 투표 열기도 뜨거웠다.

전남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김민성(25)씨는 “불법 비상계엄 사태와 대선 후보자 토론 등 일련의 사태를 보고 방관해선 안되겠다 생각했다”며 “청년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개선할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승현(24)씨도 “표가 모이면 큰 힘이 된다고 믿는다”며 “평범한 일상이 지켜지고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사전투표 열기는 오후까지도 지속됐다. 바쁜 일정 속 시간을 쪼개 투표소를 찾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서구 쌍촌종합사회복지관 내에 설치된 상무2동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장가영(61)씨는 “지역·세대간 갈등이 조금이나마 해소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동구 지원2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지원2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한 김자열(81) 어르신은 “이번 선거는 유독 의의가 남다르다”며 “잘못한 사람은 벌을 받는 정상적인 사회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사전투표는 30일까지 광주지역 내 96개소의 사전투표소에서 실시한다.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유권자는 주민등록증, 여권, 운전면허증 등 사진이 붙은 신분증(관공서·공공기관 발행)을 지참하면 전국 어디나 가까운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사전투표소 위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에서 제공하는 ‘투표소 찾기’ 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