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등기 광주 동구 계림1동 새마을협의회장 “5천여시간 봉사, 그 자체가 제 삶의 행복” 1996년 계림1동 통장 당시 봉사 접해 이후 30년간 환경 개선·이웃 돕기 등 주민 갈등 중재·충장축제에도 손 보태 장은정 기자

2025년 06월 22일(일) 19:30

“5천시간 넘도록 봉사했지만, 저는 오히려 더 행복했습니다. 제가 한 일보다 그 시간들이 제게 준 기쁨이 훨씬 컸으니까요.”

백등기(71·사진) 광주 동구 계림1동 새마을협의회 회장은 22일 지난 30년간의 봉사 활동에 대한 소회를 이 같이 밝혔다.

자연보호 활동으로 첫 봉사를 시작한 그는 주민 화해 지원, 재난 대응, 복지 사각지대 지원 등 다양한 곳에 손을 보탰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2023년 5천여시간의 누적 봉사 기록을 달성,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엔 광주동구자원봉사센터를 통해 ‘봉사 명장’ 칭호도 받았다.

백 회장은 1996년 계림1동 통장을 하면서 처음으로 봉사를 접했다.

행정과 지역 주민 사이를 잇던 그는 ‘조금 더 해보자’는 마음으로 자연보호중앙연맹 동구협의회에 들어갔고 이후 새마을회, 자원봉사 캠프, 주민자치회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볼 때마다 속이 상해서 직접 나섰다”는 그의 말처럼 푸른길 공원 정화, 광주천 쓰레기 수거, 외래식물 제거 등 지역 환경 개선에 힘을 쏟았다.

백 회장은 계림1동 주민 간 갈등 중재자로도 활약하고 있다.

2017년부터 계림1동 ‘소통방장’으로 활동한 그는 마을 내 사소한 다툼이나 불만이 번지기 전에 예방하는 데 주력했다.

백 회장은 “서로 얼굴을 아는 사이가 되면 주민들 간 자연스레 다툼도 줄어들고 소통도 늘어날 것이라 생각했다”며 “그래서 환경 관련 사업이나 교육 등에 마을 주민들을 참여하게 해 서로 얼굴을 익히고 좋은 일에도 동참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관내 저장강박증이 있는 어르신의 집을 청소하고 폐기물이 쌓인 주택을 정리하며 이불과 생필품을 전달하는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에도 적극 나서왔다.

백 회장은 “주위에 어렵게 사는 분들이 많아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어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관련 활동들에 참여하게 됐다”며 “깨끗해진 집을 보고 좋아하시던 모습들이 잊혀지질 않는다”고 미소 지었다.

지역 축제와 재난 현장에서도 그는 늘 ‘보이지 않는 손’으로 통했다.

충장축제 1회부터 20회까지 주차 안내와 행사 보조를 도맡아온 그는 전주 홍수 피해 복구 등 타 지역 재난 현장에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올해 열릴 제22회 충장축제에서도 백 회장은 주민들과 함께 봉사 활동을 펼칠 생각이다.

백 회장은 “봉사는 자기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와도 연결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해온 봉사활동을 통해 오히려 제 자신이 더 성장한 기분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마을을 위한 소통과 봉사를 계속 실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장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