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공자를 만난 아침 / 명인숙

2025년 07월 06일(일) 19:53

귀가 순해지는 아침이라 귀띔하며
나를 깨웠다
좀 더 순해져야 한다는 건
오늘 아침 공자를 만날 때였다

소문만 무성했던 젊은 날의 책장을 덮고
홀연히 떠나버린 공자를 다시 불러본다

뜻을 세우지 못하고
다스리지 못한 내면의 소란과
흔들리지 말자는 문장 속에서
공자의 마음을 읽어 본다

사람다움이란 무엇일까
仁을 거울 앞에 세우고
오늘의 신문 뭉치로 나를 빡빡 지워야 겠다.
(시집 ‘문득 쉼표를 찍고 싶을 때’, 상상인, 2025)

[시의 눈]

삶의 연표에서 이순의 연대는 주춤거림, 머뭇거림을 벗는 열린 구역이다. 이쯤에 이르면 말과 소리에 자연스럽게 반응하고 흥분과 성냄을 제압한다. 마음의 평화를 지탱하는 내적 성숙이 자리 잡는 철학의 연대이기에 가능하다. 귀가 좀 더 순해져야 한다는 당위성은 자기갱신과 자아 성찰을 토대로 나온 것이다. 천지의 이치에 막힘이 없고 듣는 대로 이해하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닐 터. 관용의 눈을 갖춰 동요 없는 수용력에 이르기까지 좀 더 많은 경험을 통해 마음을 단련하고 심신의 근육을 강화 시킬 필요가 있다. ‘흔들리지 말자’ 이 문장은 단순하면서도 깊은 의미맥락을 내비친다. 세계를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성숙, 혹은 발효, 혹은 관조의 거울 속으로 들어서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에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다움, 그것은 니이체의 자유의지, 혹은 초인과 연결되어 있다. 열정적으로 행동하고 창조하는, 자신에게 해부의 메스를 들이댈 줄 아는 용기를 전제로 한 키워드이다. 아니면 하이데커의 끊임없는 자기성찰의 길 위에서 불안을 결단으로 바꿀 깨달음과 손잡는 행위이다. 인간의 본성은 하늘에 뿌리한다. 사물의 이치 또한 하늘에서 나온 것. 하늘과 사람이 만나는 접점, 거기에 인(仁)이 있지 않겠는가. <윤삼현·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