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화가 안돼 불편한 ‘기능성 소화불량’ / 곽희호 |
| 2025년 07월 16일(수) 18: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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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소화장애(Functional Gastrointestinal Disorder)’란 소화기 불편감을 호소하는데 이를 설명할 수 있는 병적인 문제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소화장애가 위장이나 십이지장에서 발생하면 ‘기능성 소화불량(Functional dyspepsia)’이라 하며, 대장에서 발생하면 ‘과민성 대장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이라 부른다. 이에 ‘기능성 소화불량’에 대해 살펴본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전체 소화불량의 60%를 차지하며, 일반인에서 15% 가량 발견될 정도로 빈도가 높은 질환이다. 원인은 정확히 규정되지 않았지만 위산과다 또는 헬리코박터 감염으로 인한 위염, 위 저부의 이완장애와 스트레스를 포함한 정서적 요인이 있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은 윗배가 아프거나 속이 더부룩하게 불편하고, 소화가 잘 안되며 트림이 자주 나거나 구역감이 나타나는 전형적인 소화불량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불편감은 식후에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기능성 소화불량의 진단은 병력청취, 위 내시경 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이뤄진다. 병력청취로 소화불량의 증상, 식후 불편감, 조기 포만감, 명치부위 통증 등을 확인한다. 내시경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위장이나 간담의 기질적인 질환이 확인되지 않으면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진단할 수 있다.
치료는 원인을 없애는 것보다 증상을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양방치료에서는 약물치료, 한방치료에서는 침구치료와 한약치료를 시술하며 모든 치료에는 생활습관 교정이 동반돼야 한다.
양방치료에서 기능성 소화불량에 처방하는 약물의 종류는 다양해 환자의 증상에 맞게 선택적인 처방이 이뤄진다. 식후 불편감이나 더부룩함이 심하면 위장관운동 촉진제를, 속쓰림이나 명치 통증이 있다면 제산제나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를 주로 처방한다. 이외에도 가스 제거제, 헬리코박터균 제거제 등을 활용한다.
침구치료는 기능성 소화불량의 증상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명치와 배꼽을 이은 선의 중점에 위치한 중완(中脘)혈은 비위를 편하게 하며 노폐물인 담음을 제거해 위장질환에 다용한다.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 사이에 움푹 들어간 곳에 위치한 합곡(合谷)혈과 무릎뼈에서 8-9cm 아래에 정강이뼈 바깥쪽 힘줄 안쪽에 위치한 족삼리(足三里)혈은 더부룩한 소화불량 증상을 즉각적으로 개선해준다.
한약치료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따라 처방한다. 더부룩함 위주의 소화불량을 호소하면 향사평위산(香砂平胃散), 속쓰림을 동반하며 가슴이 답답하면 반하사심탕(半夏瀉心湯), 소화불량으로 식욕이 저하돼 피로하면 육군자탕(六君子湯)을 다용한다.
생활습관 교정에서는 식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식사시간을 규칙적이고 일정하게 해야 소화기가 적응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 밀가루나 기름진 음식 등의 자극적인 음식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유당불내증을 가진 환자라면 유제품을 제한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추가적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소화기의 기질적인 문제가 없다하더라도 기능적인 불편감은 장기간 지속돼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건강한 소화기와 함께 즐거운 삶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