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선생의 역경 강좌](제21강)2. 곤위지(坤爲地) 上 “곤, 원형 이빈마지정, 군자유유왕 선미후득주, 이서남득붕 동북상붕, 안정길” 역경강좌

2025년 07월 17일(목) 19:42

육십사괘의 두 번째 괘인 곤위지는 모두 음으로 돼 있다. 건위천은 순양(純陽)의 부괘(父卦)인데 반해 곤괘는 순음(純陰)의 모괘(母卦)다. 건은 ‘자물쇠’ 건이고 곤은 ‘열쇠’ 곤이다. 곤은 밖으로 드러나는 상이 아니고 음이니 숨어서 해야 하며 뒤따라가서 조용하고 유순하며 부드럽게 행동하는 순(順)의 도이다.

만물의 기(氣)는 하늘에서 시작하고 그 형태는 땅에서 생한다. 하늘은 베푸는 것이 근본이고 땅은 받는 것을 본성으로 한다. 그래서 중천건은 용의 변화지상이고 하늘 태양의 베품을 통해 만물자시(萬物資始)의 상인데 반해, 곤은 낮은 사람, 집에서 안에서 쓰는 사람이며, 여음(女陰)이고 지구에 해당해 땅을 통해 만물을 생하고 싣고 품는 만물생재(萬物生載)이고 품물자생(品物資生)의 상이다.

곤위지괘(坤卦)의 단사에는 ‘곤, 원형 이빈마지정, 군자유유왕 선미후득주, 이서남득붕 동북상붕, 안정길’(坤, 元亨 利牝馬之貞, 君子有攸往, 先迷後得主 利西南得朋 東北喪朋, 安貞吉)이다. 즉 ‘곤은 땅, 음으로 크게 형통하다. 암말이 곧고 바르면 이롭고 군자가 나아가는 바가 있다. 앞서면 혼미하고 뒤따르면 주인을 얻는다. 서남에서 벗을 얻어 이롭고 동북에서는 벗을 잃는다. 편하게 정도를 지키는 것이 길하다’는 뜻이다.

용은 하늘의 상징이고 말은 대지의 상징이다. 빈마(牝馬), 즉 암말은 유연하고 순하며 새끼를 낳는다. 신에게 제사 지내고 기도하면(貞) 이롭고 편안한다. 상전에서는 ‘땅을 따르는 것이 곤이니 군자가 땅의 기운을 받아서 만물을 가득 싣는 것’이라고 해 ‘지세곤, 군자이후덕재물’(地勢坤, 君子以厚德載物)이라 말한다.

곤은 음으로 유순하고 신하의 도리이니 잘 따름으로써 형통하다. 곤괘일 경우에는 대장부나 사회의 지도자라 하더라도 처(妻)나 신하처럼 잘 따라야 길하다. ‘이빈마지정’(利牝馬之貞) 즉, 유순한 암말처럼 오랫동안 곧고 바르게 따르면 길하다. 곤괘는 여자의 괘이고 신하의 괘이니 먼저 나아가지 말고 잘 따르면 좋다는 의미다.

곤괘는 서남의 음(陰)의 방향(未坤申)이고 건괘는 동북의 양(陽)의 방향(戌乾亥)이다. 서남방으로 가면 같은 벗들(巽, 離, 坤, 兌)을 만나 함께 손잡고 나아가는 것이 이롭다. 동북방으로 향하면 양의 자리이니 친구를 잃어 좋지 않지만, 양(乾, 坎, 震, 艮)은 남편이므로 남편을 얻어 의지하게 되기 때문에 바르고 안정을 얻어 길하다(安貞吉).

서죽을 들어 곤괘를 득괘하면 서남쪽은 좋고 동북쪽은 어렵다. 여자끼리 일하는 것은 좋고, 강건 씩씩하게 적극 나아가는 것보다는 유순하게 따라가는 것이 길하다.

남자가 곤괘를 득괘하면 이효(直房大 不習无不利)의 시기에만 좋다.

이효가 변하면 지수사(地水師)로 ‘많은 무리를 이끄는 상’이고 오효가 변하면 수지비(水地比)로 ‘친하다’는 의미이다. 남편감을 찾을 때 건괘를 얻으면 강성한 남자이고, 곤괘를 얻으면 여자처럼 차분하고 유순한 사람이다.

단전(彖傳)에서 말하길 ‘지재곤원 만물자생’(至哉坤元 萬物資生)이라 한다. 즉, ‘곤은 크고 후덕해 만물이 생성된다’는 뜻이다. 건괘와 같이 만물생성의 원(元)이라고 하고 있다. 원이라는 것은 만물의 시작이요 봄이다. 건에서의 원은 하늘이 베풀었다는 것이고 곤에서의 원은 하늘(乾)의 기(氣)를 받아 만물을 생성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곤은 만물자생(資生)이요 건은 만물자시(萬物資始)’라 했다.

건은 기(氣)로서 만물에 생기를 주고 곤은 기가 나타난 형체다.

계사전(繫辭傳)에서는 ‘건은 대시(大始)이고 곤은 성물(成物)’이라고 한다. 즉 건부(乾父)가 빛과 기를 내려주면 곤모(坤母)는 이를 받아 자양하고 배양해 만물을 생성한다.

모 화장품 회사의 이름인 ‘시세이도’(資生堂)는 곤괘의 단상전에 있는 ‘만물자생’(萬物資生)에서 따왔다. 지금은 화장품이 남자에게도 필요하나 주로 여자에게 더욱 필요한 것으로 여자를 상대로 하는 회사이니 상호명이 길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곤괘의 상을 만물생재지과(萬物生載之課)요, 품물자생지상(品物資生之象)이며, 인군이 노래하면 신하가 따라 부르는 군창신화지상(君唱臣和之象)이고 땅은 모든 만물을 품어서 빛을 발하니 함홍유비지의(含弘有斐之意)라고 한다.

점사에서 서죽을 들어 곤괘를 득괘<※각주=상왈(象曰), 땅을 따르는 것이 곤이니 군자가 땅의 기운을 받아서 만물을 가득 싣는 것이다(地勢坤 君子以 厚德載物). 곤괘는 시월에 있다(節氣在 十月). 시월생이거나 납갑이 乙未 乙巳 乙卯 癸丑 癸亥, 癸酉인 본명은 필히 명예가 높고 덕망이 두터운 대신이 된다(如生於十月 及納甲本命者 必爲名高德厚之大臣/여생어십월 급납갑본명자 필위명고덕후지대신). 차용(借用)은 癸未, 癸巳, 癸卯, 乙丑, 乙亥, 乙酉이다. 만약 급시가 못되게 출생했거나 괘효가 그 위를 잃은 자라 하더라도 또한 주로 전산과 후록과 장수를 보유한다(如生不及時 卦爻失位者 亦主有田産厚祿長壽/여생불급시 괘효실위자 역주유전산후녹장수). 승려나 도인인 자는 또한 후복을 누리고 여명인 즉 유순한 덕이 있어 지아비를 영화롭게 하며, 자식이 귀하게 됨을 본다(爲僧道者 亦享厚福, 女命 則有柔順之德 而見夫榮子貴/위승도자 역향후복, 여명 즉유유순지덕 이견부영자귀)>하면, 음(陰)의 성격인 물질 중심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인생이요 집단, 조직, 회사 등으로서 물질적 가치, 물신황금만능주의(物神黃金萬能主義)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

양육하는 일에 길하고 검소하며 부단한 노력으로 커다란 성과나 결실을 맺는다.

나를 내세우지 않고 남의 그늘이 되어서 착실하게 분골쇄신 노력하고 있으면 마침내 행운은 오나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거나 확장하거나 적극적 추진 등은 안된다. 남의 눈에 띄려 하거나 남보다 앞장서려 하면 흉으로 전락하고 한 발 뒤로 물러서 뒤를 따르는 것이 좋은 결실과 보람을 가져오며 서로에게 기쁨이 된다.

여성에게는 길괘요, 남성의 경우는 억지로 마누라 역할을 연출함이 발복개운(發福開運)으로 이어진다. 현재의 고생이 먼 훗날의 길이 될 것이므로 어떠한 일에 대해서도 노력해 임하면 좋은 결과를 얻는다. 연장자의 가르침을 받고 명을 받아 일하는 것이 좋다.

거래, 사업, 혼담 등에서 적극적 추진은 안되고, 분실물(分失物)은 나오지 않고 기다리는 사람(待人)은 오지 않으나 이(離), 곤(坤), 태(兌)의 서남 방향에서 함장(含章)의 문서로서 소식이 있을 수 있다(利西南得朋). 여행, 행상은 서남쪽은 동행자가 있는 것이 좋고, 동북쪽은 혼자 가는 것이 좋다.

병점으로는 곤은 비위(脾胃)로서 소화기 계통의 질환이고 구토와 설사를 동반한 전염병이며 순음 허공(純陰 虛空)으로부터 원기허손(元氣虛損), 신경쇠약 등으로 판단할 수 있고 육충괘로서 쾌차(快差)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출산에서는 곤괘는 어미이니 순산(順産)이나 순음 허체(虛體)인 점을 감안해 산후 회복에 주의해야 한다.

괘의 왕래를 소장생괘법(消長生卦法)으로 살펴보면 건위천에서 음이 치고 올라와 산지박(山地剝)괘에서 소장의 순(順)으로 왔다고 할 수 있고 역(逆)으로 지뢰복(地雷復)에서 왔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는 불변괘(不變卦)를 만났을 때 연토(硏討) 궁리하는 방법이다.

[동인선생 강좌개설안내]
○개설과목(2) : 명리사주학,역경(매주 토,일 오전)
○기초이론부터 최고수준까지 직업전문가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