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광주에서도 연이은 폭발물 소동 강력하게 대응해야 김종민 논설위원

2025년 08월 12일(화) 18:37

광주 시민들이 일본 변호사를 사칭한 폭발물 협박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실에 팩스로 관련 내용이 접수돼 경찰이 동구 소재 롯데백화점과 서구 신세계백화점에 대해 정밀 수색을 벌인 것이다. 다행히 폭탄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백화점은 낮 12시를 넘겨서 정상 영업을 시작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한 달전에도 광산구 광주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에 다이너마이트를 터트리겠다는 이메일에 학생과 교직원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자신을 남성연대 회원이라고 주장한 작성자는 “여성은 교육이 필요하지 않다”는 등 극단적인 혐오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파악됐다.

다중이용시설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사회적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공권력의 낭비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서울에서도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에 폭탄이 있다는 팩스에 경찰이 수색에 나섰지만 허위로 드러났다. 예정된 인기 아이돌 그룹 공연은 2시간을 늦춰 열렸다. 중구 신세계백화점 명동 본점을 폭파할 것이라는 예고 글은 온라인에 올라와 고객들이 긴급히 벗어나야 했다. 경찰은 중학생과 20대를 각각 제주와 경남 하동에서 검거했다.

불특정 다수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를 가하겠다며 혼란을 야기하는 시도다. 인터넷 상 사제 폭탄 제조법이 비일비재하게 나도는 상황에서 현실이 될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엄중한 자세로 범죄자를 끝까지 추적하는 등 발본색원해야 한다. 처벌 기준도 재정립해야 한다. 현재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백화점 등도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 대처해야 할 것이다.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공공 장소에 대한 테러를 예고하는 협박이 이어지고 있다. 폭발물이 발견되지 않았고, 인명 피해가 없었다고 해도 초유의 사태다. 동일범에 의한 소행이 일부 확인되고, 모방 범죄 발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사 시 대응 공백의 위험을 초래하는 것이다. 실행 여부와 상관없이 더 두고 볼 일이 아니다. 경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범인을 붙잡고 엄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