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째 제자리’ 광주 중부경찰서 조기 건립이 시급하다 / 설정환 |
| 2025년 08월 12일(화) 18: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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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상업단지와 첨단산업단지가 밀집해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첨단지구가 북구와 광산구 경계에 걸쳐 있었지만, 정작 이 지역은 광산경찰서와 북부경찰서 모두의 사각지대였다. 치안 공백이 불 보듯 뻔했다.
그 무렵 전국적으로 신도시와 대규모 개발지의 치안 수요가 급증하며 경찰서 신설 논의가 잇따랐다. 광주 첨단지구도 후보지에 올랐지만, 우선순위가 보장된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2016년 5월 신안군에서 발생한 ‘섬마을 여교사 집단 성폭행 사건’은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는데, 파장은 광산구에도 미쳤다. 당시 북구와 광산구 인구는 광주 전체의 60%에 육박했다. 두 자치구를 북부경찰서와 광산경찰서가 나눠 맡고 있었지만, 이미 과부하 상태였다.
첨단지구와 하남지구, 송정권역까지 치안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경찰서 신설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2016년 1월 필자는 의원실에 합류하자마자 정책개발 순위 첫손에 ‘첨단경찰서 신설’을 올렸다. 권은희 의원이 경찰 출신이라는 점과 업무 공감대를 십분 살리면 지역 현안을 푸는 데 최적이라고 판단했다. 같은 시기 북구을 최경환 후보 캠프와도 의견을 조율해 각자 경찰서 관련 공약을 내걸었다. 물밑에서의 전략적 협력이었다.
필자는 기획재정부 심의를 통과시키기 위해 광주경찰청과 수차례 자료를 만들고 논리를 다듬었다. 광산구의회에서는 최병식 의원이, 북구의회에서는 이병석·유관운 의원이 각각 건의안을 대표 발의하며 정치적 드라이브를 걸었다. 2016년 9월 광산구의회, 같은 해 11월 북구의회가 잇달아 ‘첨단경찰서 신설 건의안’을 통과시켰다. 지역 정치권이 힘을 모은 것이다.
그러나 신안군 사건의 후폭풍은 거셌다. 행정안전부는 “한 해 한 곳의 경찰서 신설도 어렵다”는 완곡한 입장을 고수했고, 2016년에는 신안군만 신설이 확정됐다.
첨단경찰서는 결국 우선 검토 대상에 그쳤다. 대신 2017년 김경진·최경환·권은희 의원이 공동으로 경찰 간담회를 열면서 ‘첨단경찰서’라는 이름이 처음으로 ‘중부경찰서’로 공론화됐다.
그해 9월 권은희 의원은 2018년 정부 예산에 중부경찰서 설립 사업비를 반영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부지 확보가 발목을 잡았다. 첨단3지구 개발 지연이 경찰서 건립에도 직격탄이 됐다. 당초 2026년 착공·2028년 준공 계획이었으나 현재는 2027년 착공·2029년 준공으로 늦춰졌다. 총사업비 495억원. 그 사이 광산구와 북구의 치안 공백은 여전히 지역민의 몫이었다.
올해 8월 기준 북구와 광산구 인구는 약 81만명, 광주 전체의 57%에 달한다. 그러나 이 광활한 지역을 전담하는 광산경찰서와 북부경찰서의 부담은 한계에 다다랐다. 2022년에야 부지 매입 예산 30억원을 확보했으니 착공까지 걸린 시간만 10년이다.
물론 그동안 시장과 정치권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윤장현·이용섭·강기정 시장이 각기 방식으로 사업을 지원했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여러 차례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성과는 더뎠다.
올해 22대 국회에서 신정훈 위원장, 양부남 의원이 행안위에 포진한 만큼 이번이야말로 기회를 살려야 한다. 야당 시절과 달리 집권여당이 된 지금, 실질적 성과를 내야 한다.
광산구민과 북구민은 10년 동안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말은 선거 때마다 들었지만, 그 약속은 여전히 공사현장의 가림막 뒤에 갇혀 있다.
증평경찰서 청사 신축공사가 올해 하반기 조기착공한다는 소식은 우리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준다. 예산과 의지가 있으면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중부경찰서 건립은 단순한 지역 개발 사업이 아니다.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국가의 책무이자, 광주 서북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본 토대다.
더 늦기 전에 정치권과 행정이 함께 결단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중부경찰서 조기 건립의 시계추를 당길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