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초상, 사랑의 형태, 두 겹의 몸 ACC x 국립현대무용단 프로젝트 ‘코레오 커넥션’ 내달 6일 안무가 3인 참여 지역 감수성 담은 작품 초연 최명진 기자

2025년 08월 13일(수) 20:25

왼쪽부터 기은주, 김현재, 안선희 안무가.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우리 시대의 사회, 역사, 사람에 대한 고찰이 몸짓으로 피어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과 국립현대무용단(단장·예술감독 김성용)이 함께 추진한 지역상생 프로젝트 ‘코레오 커넥션’이 오는 9월6일 ACC 예술극장 극장2 무대에 오른다.

이번 ‘코레오 커넥션’에는 지난 2월 국립현대무용단이 전국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세 명의 안무가(기은주, 김현재, 안선희)가 참여해 각자의 시선과 언어로 현대사회의 단면과 인간 내면의 깊이를 탐구한다.

‘코레오 커넥션’은 지난해 국립현대무용단이 새롭게 시작한 프로젝트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안무가들의 실험적인 시도와 동시대적 시선을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둔다.

서울 중심의 창작 환경을 벗어나 각 지역이 지닌 고유한 문화 감수성을 안무가들의 예술적 언어로 풀어내는 것이 핵심으로, 올해는 ACC와의 단독협업을 통해 무대 완성도를 높이고 지역 예술 생태계와의 연대를 더욱 강화한다.

먼저 기은주(제주) 안무가의 ‘사라진 초상’은 상실의 감각에 주목한다. 작품은 ‘나는 누구이며,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으로 시작된다. 디지털 플랫폼과 스마트 기기 등 기술에 깊숙이 잠식된 일상 속에서 점차 희미해지는 자아의 윤곽을 포착한다. 현실과 가상이 뒤섞인 경계 위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존재를 안무를 통해 감각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이다.

김현재(광주) 안무가의 ‘사랑의 형태’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단순한 감정 표현을 넘어 인간 존재의 근원적 에너지로 바라본다. 사랑이 우리의 정체성을 구성하고, 삶을 지속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해 신체의 진동과 흐름을 통해 감정의 파동을 시각화한다. 몸을 통해 사랑이 만들어내는 흔적과 그로 인해 빚어진 ‘지금의 나’를 직면하게 한다.

안선희(부산) 안무가의 ‘두 겹의 몸’은 인간의 신체를 이중 구조로 해석한다. 물리적 기능과 구조라는 가시적 층위, 그리고 은유와 감각이라는 내면의 층위를 나란히 놓고 이 두 층위 사이의 긴장과 교차를 탐색한다. 단단하면서도 섬세한 움직임을 통해 ‘몸’이라는 존재 안에 숨어 있는 의미를 끌어내며 복합적인 신체의 결을 무대 위에 입체적으로 펼쳐낸다.

공연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ACC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7세 이상 관람이 가능하며, 전석 1만8천원이다.

김상욱 전당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지역 안무가들이 자신의 영역과 예술성을 안정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길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지역 인재가 세계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