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분이 저하되고 무기력해지는 ‘우울증’ / 곽희호 |
| 2025년 09월 10일(수) 1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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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시적으로 우울, 무기력을 호소한다고 해서 모두 우울증은 아니다.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우울증은 2주 이상 매일 반복될 때이다.
우울증의 확실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으나 생화학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나눠볼 수 있다. 생화학적 요인으로는 뇌 안에 있는 신경전달물질인(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등)과 호르몬(갑상선, 성장 호르몬, 시상하부 등)에 이상이 생기면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다. 환경적 요인에는 스트레스, 부정적인 사건(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 등이 원인이 된다.
대표적 증상으로는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되는 우울감이다. 이것이 심해져 정신적으로 느끼는 고통이 있다고도 하며, 악화되면 자해·자살 시도를 하기도 한다. 또한 식욕저하와 수면장애가 흔하게 나타난다. 우울증의 증상들로 인해 사회적, 직업적 역할 수행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
우울증은 환자와 면담 후 병력을 청취하고 진단 기준(DSM-5)에 부합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음의 9가지 증상 중 5가지 이상이 최소 2주간 거의 매일 지속된다면 우울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하루종일 지속되는 우울감, 모든 활동에서 흥미와 쾌감의 감소, 체중의 감소 혹은 증가와 식욕의 감소 혹은 증가, 불면증 또는 수면과다증, 정신운동성 초조 혹은 지체, 무기력감, 무가치감 혹은 과도하거나 부적절한 죄책감, 사고능력과 집중력의 저하 혹은 우유부단함, 반복적인 죽음에 대한 생각 혹은 자살기도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 혹은 자살기도의 9가지 기준을 체크해봐야 한다.
우울증의 치료 목표는 우울증상을 해소하고 방지하며, 자살의 위험도를 낮추는 것이다. 대표적인 치료방법으로는 심리적 지지요법, 약물요법, 침구치료, 한약치료가 있다. 심리적 지지요법의 형태로는 운동이나 활동을 하거나 자기 주장을 표현해 자존감을 고취시키고, 명상 등을 통해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이 과정에서 주변인들이 환자에 대한 지지를 표현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약물치료는 항우울제를 처방한다. 삼환계 항우울제(TCA)를 주로 사용했으나 무기력감, 체중변화, 환각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어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로 넘어가는 추세이다. SSRI는 인간의 감정과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 세로토닌이 재흡수 되지 않고 혈중에 유지되도록 하여 충동을 억제하고 행복감을 고양시키는 효과를 지닌다. 하지만 용량과 투여기간에 유의해야하므로 전문의와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
침구치료는 우울증 개선에 효과가 있는 혈자리에 침치료를 시행한다. 양쪽 귀에서 똑바로 올라가 정수리에서 만나는 지점인 백회(百會)혈, 양쪽 눈썹 사이 정중앙에 위치한 인당(印堂)혈에 자침 후 치료적인 전기자극을 흘려보내면 우울증상 개선효과가 있다.
한약치료는 우울증 환자의 체질에 맞춰 처방을 시행한다. 우울증 발병 원인이 특정되며 이로인해 우울감, 불안감, 불면증 등이 발생할 때는 시호가용골모려탕(柴胡加龍骨牡蠣湯)을, 체력이 허약하며 소화기능도 저하되는 우울증에는 귀비탕(歸脾湯)을, 여성의 우울 및 불안증에는 감맥대조탕(甘麥大棗湯)을 활용한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닌 하나로 보아야 한다. 아픈 몸만 돌볼 것이 아니라 마음의 병도 함께 치료해야 더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마음이 병들지 않도록 관심을 가지고 치료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