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교육 현장의 신뢰 무너뜨린 무안교육지원청 김상호 지역특집부 부장 김상호 기자

2025년 09월 21일(일) 21:13

김상호 지역특집부 부장

“저 XX는 또 뭔 정보공개를 했대.”

기자가 무안교육지원청 취재를 마치고 돌아서는 등 뒤에 선명하게 꽂힌 ‘저 XX’. 순간 귀를 의심했고 발걸음을 다시 돌려 해당 부서 직원에게 확인한 결과, 욕설은 사실이었다. 그 순간 충격이었고, 언론을 대하는 태도가 이 정도인데, 일반 민원인에게는 어떻게 대할지 불보듯 뻔했다.

기자는 얼마 전 무안교육지원청에 군민들이 궁금한 사항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정보공개 청구권은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헌법상 알 권리에서 파생된 개인적 공권이다. 이처럼 정보공개 청구권은 국민의 알 권리와 국정 참여, 행정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제도다.

문제는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정보공개를 신청했지만, 무안교육지원청은 무엇이 못마땅했는지 기자에게 이 같은 욕설을 퍼부었다. 기자가 강하게 항의한 후에서야 무안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잘못된 일”이라며 사과했지만,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

무안교육지원청의 잘못된 행태는 이것만이 아니다.

정보공개 청구인의 신상이 담긴 정보공개 자료를 직원들이 공유·열람했다는 정황도 있다. 이는 정보공개 청구인의 신상과 관련한 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아 향후 개인정보 의무 위반 논란까지 번질 수 있는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련의 사태들은 공공기관의 기본 책무인 투명·정직 행정과는 정반대의 행태로, 교육 현장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나 다름없다.

무안교육지원청은 이번 일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관련 직원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묻고 제도적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