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속한 시대의 변화와 주민이 주인인 주민자치 / 서순복 |
| 2025년 10월 12일(일) 1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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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중앙정부 차원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방자치단체의 주인은 결코 시장이나 군수가 아니라 주민인 것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자칫 시장 군수가 주인인 줄로 착각하고, 스스로 주인의식을 망각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행정이 시혜를 베푸는 방식으로 행정서비스를 받는 것이 아니며, 주권자 내지 자치권자인 주민이 당연한 권리로서 행정서비스를 받는 것이며, 공무원은 주인인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인 것이다. 행정은 어원적으로도 국민 내지 주민에게 ‘봉사하다’는 의미이다. 누구에게? 바로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가 바로 공직인 것이다. 그런데 주민이 주인됨을 제대로 자각하고 주인의식을 발휘하고 있을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주민은 깨어 있어야 한다. 아니 깨어있을 뿐만 아니라, 깨어있는 주민이 조직화돼야 한다. 그래야 목소리를 제대로 내고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이미 20여 년 전, 즉 2006년 12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올해의 인물’로 ‘활동하는 누리꾼’인 YOU(당신)를 선정했다. 여기서 ‘당신’이란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웹(Web)을 통해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능동적으로 세상을 바꿔가는 인물을 뜻한다. 이미 우리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온 UCC(사용자제작콘텐츠) 세상에서 이제 ‘당신’이 ‘User’라고 할 수 있다. YOU(당신)가 제작하는 UCC는 웹 2.0시대의 대표적 활용 모델이다. 지금은 웹 3.0을 넘어 인터넷 혁명 속에 살고 있다. 아니 인공지능(AI) 시대에 살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광주는 인공지능 중심도시로 지정되었다.
지금 스마트폰을 안 쓰는 사람이 없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생활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스마트폰의 첫 출시가 1993년이라지만, 대중화된 것은 불과 10-20년 정도이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이제 모든 국민은 다 사진작가요, 영화감독인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는 누구나 콘텐츠 제작자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얼마 전 도움을 받아 쳇 GPT를 사용해 노래 가사를 만들어 보았다. 챗GPT는 오픈AI가 개발하고 2022년 11월에 출시한 생성형 인공지능 챗봇이다. 이것이 세상이 등장한 것이 불과 몇 년이 안 된다. 대화를 통해 노래가사를 몇 번 수정하고, 이를 SUNO 프로그램을 이용해 개인 노래를 만들 수 있었다. 장르, 구조, 감정톤과 내용을 정해주면 본인 취향에 맞게 노래를 만들어 준다. 이제는 국민 누구나 작곡가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으며, 자기 노래 한 곡씩은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정부도 이제는 모바일 정부다. 휴대폰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민원을 신청하고 받는다. 미디어도 1인 미디어 시대다. 전통적인 레거시 미디어 시대는 저물어가고, 종이매체 대신 온라인 신문이, 공중파 못지 않게 팟방이나 유투브 방송이 더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1인 방송시대다. 문화예술 영역에서도 모든 국민은 자유롭게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 활동에 참여하며 문화를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고 문화기본법(제4조)에서도 정하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시대의 변화는 국민이 두루뭉술하게 주권자라고 선언만 할 것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이 주권자임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주권자라는 것을 일깨워 주고 있는 것이다. 정치 영역에서도, 주민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주민은 주권자로서 이제 깨어나야 한다. 국민 모두가 규범적으로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누구나 영화감독·사진작가·작곡가일 수 있는 시대에 국민 내지 주민은 주권자로서 자기정체성을 자각해야 한다. 주인됨을 자각하고 깨어있어야 한다. 뿐만아니라, 고 노무현 대통령의 말처럼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화된 힘이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알고 실천해야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