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을 위한 디지털 방패, 우리가 만들어야 / 이세연 |
| 2025년 10월 16일(목) 18: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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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양한 디지털 기반 범죄가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N번방, 알페스 사건에 이어 AI를 활용한 개인 정보 수집, 동의 없는 딥페이크 영상 유포, 청소년 대상 온라인 성 착취, 온라인 도박 및 마약 거래까지 과거엔 상상조차 어려웠던 범죄가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범죄는 나이, 성별, 장소, 시간 등의 제약 없이 누구나 손쉽게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과 확산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대응하고자 정부는 AI 기반 스미싱 방지 기술 개발, 디지털 성범죄 피해 지원을 위한 법령 개정, 불법 성범죄물 차단 및 심의 요청 의무화, 개인 정보 예방 조치 강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신고 시스템의 접근성은 여전히 낮고, 불법 콘텐츠 삭제 기한이 모호해 실시간 대응에도 한계를 보인다. 더욱이 관련 법안은 사건 발생 이후에 논의되는 경우가 많아, 사전 예방보다 사후 규제에 머무는 현실이 아쉽다.
이러한 제도적 아쉬움을 보완하고, 디지털 환경 속 아동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민간 차원의 대응이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유엔아동권리협약 대응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초록우산을 비롯한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세이브더칠드런 등 주요 민간단체들이 공동 주관 기관으로 참여해, 디지털 성 착취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피해 아동 회복 지원과 정부의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특히, 초록우산은 디지털 불법 콘텐츠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국가와 플랫폼의 책무 강화를 촉구하는 ‘지금, 끝내야 할 때’ 디지털 방패법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피해의 심각성과 삭제의 긴급성을 사회에 알리고, 정부의 실질적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이는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민간의 주도적인 움직임이자, 사회적 공감대를 높이는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제도적 보완과 함께, 아동과 보호자 모두를 위한 인식 개선도 필수적이다. 우리가 아이에게 횡단보도에서 손을 들고 건너라고 가르치듯, 디지털 공간에서도 안전하게 이용하고 소통하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아이들은 이미 온라인에서 콘텐츠를 생산하고 즐기며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이들이 유해 콘텐츠를 구별하고 위험을 감지하며, 필요하면 신고하고 거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사회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범죄 예방 교육, 인식 개선 캠페인, 실천 가능한 가이드 제공 등을 통해 보호자뿐 아니라 모든 어른들이 아동의 디지털 환경을 이해하고 함께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안전한 디지털 환경은 단지 기술이나 법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공동 책임이다.
디지털 세계는 아이들의 또 다른 삶의 공간이 되었다. 아이들이 그 공간을 자유롭고 안전하게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이다. 법과 제도를 넘어 우리 모두가 책임감을 가지고 아이들을 위한 안전한 디지털 미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건강한 디지털 세상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