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감정의 조각을 마주하다 광주시립미술관 청년예술센터, 청년아트그룹 ‘루프’ 단체전 최명진 기자

2025년 10월 20일(월) 19:57

임은혜作 ‘씁쓸한 휴식’

감정을 쉽게 이름 붙이고 단정짓는 시대, 그 틈새에 남은 미묘한 감각들을 포착한 전시가 열린다.

광주시립미술관 청년예술센터가 청년아트그룹 ‘루프’(LOOP) 단체전 ‘단정 너머 단서들’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전남대 미술학과 조소전공 출신 작가들이 구성한 루프의 기획으로, 노하은·공윤정이 전시를 이끌고 공윤정·권동우·임은혜가 참여 작가로 나섰다.

전시는 오늘날 감정이 사회 구조 속에서 단순히 분류·정리되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언어로 규정되지 않는 감정의 잔류를 조형 언어로 복원하려는 시도다.

기획자들은 “예술이 감정을 치유하거나 해소하기보다, 그 자체로 ‘존재하게 두는’ 열린 장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작가들은 불안·상실·트라우마 등 부정적 감정의 층위를 탐색하며, 그 속에 잠재된 심리적 에너지를 시각화했다. 감정의 결론 대신 감각의 조각들이 흩어진 궤적을 통해 관객은 각자의 내면을 마주하고 응답하도록 구성됐다.

공윤정은 감정의 흔적을 공간 설치로 풀어낸 신작을 선보이며, 권동우는 콤플렉스와 페르소나를 주제로 ‘예쁘지 않은’ 인형 형상 작업을 전개한다.

임은혜는 일상에서 비롯된 감정과 기억을 소재 연구를 통해 조형화하며, 개인적 경험을 위로의 장면으로 변환한다.

광주시립미술관 청년예술센터는 올해부터 지역 청년예술인에게 전시공간을 개방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는 지난 9월 이예진 개인전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