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룰, 권리당원보다 국민여론조사 비중 확대해야 / 김미남

2025년 10월 22일(수) 18:23

김미남 前 청와대 행정관 / 보건복지부 장관 정책보좌관

내년 6·3 전국 지방선거를 앞두고 추석명절 이후 관심이 집중되면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호남은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으로 지역 정가의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지만, 정치 지형은 조국혁신당의 존재와 더욱 복잡해진 선거판이 요동칠 가능성과 향후 판세 변화도 눈여겨 볼만하다. 특히 민주당 정청래 당대표의 ‘당원 주권시대‘ 강조로 내년 지방선거는 당내 경선에서 당원 투표 비율 상향과 억울한 컷오프로 인한 공천 배제는 없어야 한다는 기조다. 컷오프 최소화 원칙과 후보 자격 심사 규정을 정비하고, 공천룰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계획으로 향후 많은 변화가 예측된다.

지방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경선룰’과 ‘공천’에 대해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선거 승리를 위해 전력하는 민주당과 정청래 당대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려되는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경선룰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호남은 민주당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적용되는 곳으로 본선보다 당내 경선 경쟁이 더욱더 치열하다. 역대 선거 때마다 늘 논란과 잡음은 있었다지만 당내 국민참여경선에 대해 변화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호남지역 여론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조기대선과 2022년 지선에서 시행했던 권리당원 50%·일반 국민여론조사 50%은 물론 지난 8·2 전당대회의 권리당원 55%·대의원 15%·국민 30% 적용 방식에 대한 지적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에 혁신 공천을 해야 한다. 당내 경선에서 권리당원보다 국민여론조사 비중 확대와 호남 경선룰을 국민여론조사 100% 적용을 고려하길 바란다.

호남지역의 경우 국민여론조사 100% 적용을 주장하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국민여론조사는 당원 뿐만 아니라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들도 포함돼 있다. 이런 방식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진정한 대중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경선 후보자 선택에 적용되는 장점이 있다.

둘째, 호남은 당원과 시민의 정치적·정서적 차이와 괴리감도 별반 크지 않기 때문에 시민과 당원을 구태여 나눠 생각할 필요가 없다. 8·2 전당대회 당시 호남 권리당원은 민주당 전체의 33%를 차지했다. 권리당원 수가 타 지역을 압도해 민주당 지지도가 전국 어느 곳보다도 독보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셋째, 당내 경선이 본선과 같은 호남에서 역량과 자질·도덕성에 흠결 있는 후보가 특정 정치세력을 등에 업고 공천된다면, 당심이 민심을 왜곡할 수 있다. 최근 실시된 몇 차례 선거에서도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여론조사 흐름과 다른 양상을 나타내면서 ‘왜곡’ 논란이 일었다. 호남지역은 권리당원 중심 경선으로 결과가 좌우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지난 8월 광주·전남에서 30만여 명이 입당신청서를 제출했지만 허위·중복 등으로 40% 넘게 반려됐다.

이런 문제에 대한 개선 요구와 주장이 강할수록 국민여론조사 비중 확대에 대한 민주당의 경선룰 조정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지난 조기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중앙당 관계자들도 권리당원이 많은 호남은 경선시 권리당원 반영 비율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하루 10여 개씩 날아드는 문자로 대부분의 시민이 일상생활에 불편·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4년 동안 단 한 번의 인사조차 없던 출마 후보자들이 선거를 앞두고 날마다 보내오는 여론조사와 지지 요청 문자 때문이다. 과거 퇴행적 선거 운동 방식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런 올바르지 못한 정치인을 가려내기 위해서라도 평소 지켜봐 온 시민들에게 선택권을 줘야 하는 이유다.

기존의 틀을 깨야 하고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이 수반되겠지만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바뀌지 않는다면 내년 지선에 이어 차기 총선과 대선 승리의 정권 재창출은 묘연해질 것이다. 지난 윤석열 정권의 3년3개월과 계엄으로 얼룩져 불행했던 과거도 언제든 다시 되돌아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