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태양, 왜 안전한 미래 에너지인가? / 안상현 ‘조건 흐트러지면 즉시 멈추는’ 본질적 안전성 핵심 |
| 2025년 11월 04일(화) 18: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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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핵’이라는 단어가 주는 막연한 불안감은 남아 있다. 기존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 탓에 핵융합도 그와 비슷한 것 아니냐는 오해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 불안감을 해소하고 유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핵융합이 어떻게 다른지, 왜 본질적으로 안전한지를 명확히 구별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원자력 발전은 우라늄과 같은 무거운 원자핵을 쪼개는 핵분열 반응으로 에너지를 얻는다. 이 과정은 스스로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반응이 폭주하거나 과열되지 않도록 제어봉과 냉각장치로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통제해야 한다.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은 ‘억제’와 ‘통제’에 달려 있으며 제어 실패는 곧 대형 사고로 직결된다.
반면, 핵융합은 지구에서 가장 흔하고 가벼운 수소 원자핵을 결합시켜 에너지를 얻는 과정이다. 바닷물에서 얻은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결합하는 반응으로 태양이 빛과 열을 내는 원리와 같다. 그래서 핵융합을 흔히 ‘지상에 구현한 태양’, 즉 인공태양이라 부른다.
그렇다면 인공태양은 진짜 태양처럼 안전한 에너지일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핵심은 반응 유지의 난이도에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핵융합 반응을 유지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오히려 안전하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려면 1억도 이상의 초고온과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하다. 이는 지구상에서 극히 실현되기 어려운 상태다. 이 극한의 조건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반응은 즉시 멈춘다. 원자로 제어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연쇄 폭주나 연료봉이 녹아 대규모의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다.
더 중요한 것은 연료의 공급 방식이다. 핵융합로는 극소량의 연료만 공급받으며 연료가 소진되거나 공급을 중단하면 수초 내에 반응이 사라지는 자기 제어 특성을 갖고 있다. 이는 핵분열 발전소처럼 수년간 사용할 핵연료가 한꺼번에 존재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핵융합 기술의 어려움은 ‘폭주를 막는 것’이 아니라, ‘멈추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다. 이 점이 핵융합이 지닌 본질적 안전성의 핵심이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폐기물 측면에서도 차이가 뚜렷하다.
기존 원자력 발전소의 핵분열 방식은 불안정하고 무거운 핵을 쪼개는 과정에서 수많은 방사성 핵종을 필연적으로 생성한다. 이 방사성 핵종은 반감기가 매우 길어 수만년 관리가 필요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된다. 이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세대 간의 윤리적 책임 문제를 동반하며 현재도 세계 각국이 풀지 못한 난제로 남아 있다.
이와 달리 핵융합의 주 생성물은 무해한 헬륨 가스다. 핵분열과 달리 불안정한 핵종을 만들어내지 않아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병원이나 산업체에서 나오는 작업복, 장갑 등과 같은 등급의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일부 발생하나, 이 역시 수십 년 내 자연 방사선 수준으로 감소한다. 즉, 핵융합은 환경적 부담이 거의 없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청정에너지인 것이다.
전남도가 도전 중인 인공태양 연구시설은 안전성과 친환경성을 모두 갖춘 미래 에너지 기술의 결정체다. 전남은 이미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중심지로 성장해왔으며 이번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를 통해 대한민국 에너지 수도로서의 위상을 완성하게 될 것이다.
인공태양 연구시설은 단순한 과학 인프라를 넘어, 안전성을 담보로 ‘지속 가능한 성장의 플랫폼’이자 전남이 주도하는 진정한 지방시대의 상징적 성취로 기록될 것이다. 인공태양에서 생산하는 무한한 전력으로 초대규모 AI 데이터센터가 가동되는 전남의 미래를 상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