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적십자병원, ‘5·18 미래세대관’으로…시민 공감은 ‘글쎄’ <보존·활용 사업 공청회> 이연상 기자 |
| 2025년 11월 19일(수) 2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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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는 19일 오후 2시 서구 치평동 5·18민주화운동교육관 1층 대강의실에서 오월 공법 3단체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옛 광주적십자병원 보존 및 활용 사업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개된 보존 계획의 골자는 본관 개축을 통해 건물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아보호소, 별관, 창고 등은 철거하는 방안이다. 다만 영안실의 경우 이전 계획이나 부지 확정은 아직이다.
본관의 구상은 ‘5·18 미래세대관(가칭)’으로, 리모델링을 통해 역사적 공간을 보존하고 오월 정신 계승과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게 목적이다.
활용 방안은 ▲기존 5·18 관련 전시·기념관과 차별화된 공간 ▲5·18 당시 치료·헌혈이 이뤄진 공간의 상징성 보전 ▲과거의 기억을 미래세대로 이어 성장·발전하는 공간으로 정해졌다.
이에 따라 1층에는 생명·나눔 공간과 디지털 역사관이 들어서며 응급실과 진료실 일부는 보존된다.
이 중 디지털 역사관에선 AR/VR 등의 기술을 활용해 옛 적십자병원의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줄 계획이다.
2-3층에는 트라우마 치유 실증센터가 입점하는 동시에 일부 공간은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위한 곳으로 사용된다.
트라우마 치유 실증센터는 시민들에게 건강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날 발표회 참석자 중 상당수 시민들은 광주시의 보존·활용 계획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오창규 (사)5·18민족통일학교 이사는 “대원칙은 원형 보존인데 다소 일부 구간만 남겨두는 계획”이라며 “그 외 공간에 관련성도 없는 활용책을 제안해 원형 보존의 의미가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김동준 광주연구원 박사는 “디지털 역사관에 쓰이는 AR/VR기술은 어두운 곳에서 하는 체험이 전제”라며 “과연 복원되는 옛 광주적십자병원과 어울릴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이미 국가 트라우마센터가 있는데, 왜 이곳에 관련 공간이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창업 공간 역시 취지와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공간 구성 계획은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부분도 있겠지만, 앞으로도 꾸준한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옛 적십자병원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의해 부상당한 시민들을 치료하기 위해 의료진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도 소매를 걷어 붙이며 피를 나눴던 역사적인 공간이다.
1996년 서남학원이 부지를 사들인 이후에는 서남대학교병원으로 바뀌었는데, 경영난에 2014년 폐쇄됐고 2020년 광주시가 매입하기 전까지 방치됐다.
이날 토론회 후 광주시는 옛 적십자병원 보존·활용 계획에 대해 5·18 정신계승 소위원회 심의를 받을 계획이다./이연상 기자
이연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