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상생·행정통합 향한 실질적 해법 모색해야” <2025년 제4차 광주매일신문 독자권익위원회> 광주·전남 발전 공동 컨트롤타워 필요 청년 정주 기반·경쟁력 확보 정책 논의 내년 지방선거 후보 검증 적극 나서야 김치 관련 행사 연계 시너지 계기 삼길 정리=최명진 기자

2025년 11월 24일(월) 20:02

광주매일신문 제9기 독자권익위원회는 24일 오전 본사 TV스튜디오에서 회의를 열고 신문 제작·편집 방향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김애리 기자·조영권 인턴기자

광주매일신문 제9기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강동완)는 24일 오전 본사 TV 스튜디오에서 ‘2025년 제4차 독자권익위원회’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광주·전남 상생 전략과 지역 현안 보도 방향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편집자 註

◇제9기 독자권익위원<가나다순>
▲강동완 前 조선대 총장(위원장)
▲김경태 광주대 대외협력처장
▲김영기 광주사회복지협의회 회장
▲문창현 광주동구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박웅 광주경찰청 안보수사과장
▲오주섭 지방분권운동광주본부 공동대표
▲윤경철 전남대병원 부원장
▲이민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광주지회장
▲장우식 조선대 토목공학과 교수

▲강동완=제9기 독자권익위원회는 2024-2025년 2년 동안 여러 변곡점을 함께 짚어왔다. 마지막 회의인 만큼 각자가 준비해온 고민과 제안을 허심탄회하게 나눠달라.

▲문창현=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전당은 지난 10년간 누적 방문객 1천900만명, 연간 320만명 방문 등 외형적 성과가 크다. 다양한 융복합 콘텐츠 제작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남겼다. 그러나 시민과 지역문화계 관점에서 보면, 그 성과가 지역 생태와 연결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지역 예술인과의 협업 구조가 체계적으로 구축되지 못했고,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 성과도 낮다. 예산도 정점을 찍은 후 해마다 빠르게 줄고 있어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지금이 전당의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아시아’라는 큰 틀의 상징적 역할은 유지하되, ‘광주 문화발전소’로서의 실질적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 지역 예술인과의 교류 확대, 5대 문화권과의 연계 전략 등 지역 전체가 함께 변화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장우식=광주·전남은 여전히 경쟁 중심의 구조 속에 놓여 있다. 데이터센터 유치를 놓고 두 지역이 경쟁하고 있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는 고용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연 인원 50명 정도만 유지되며, 주변 산업 확장도 제한적이다. 대신 전력, 물, 부지, 냉각환경 등 물리 인프라가 중요하기 때문에 전남이 적합하다. 반면 AI를 실제로 활용하는 기업, 연구기관, 인재는 교통·교육·주거·문화 환경이 갖춰진 광주에 모이게 된다. 결국 기능 분담이 필요하다. 인프라는 전남, 인재와 산업은 광주, 이렇게 역할을 나누는 방식이 상생 전략이라고 본다. 이를 조정할 공동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 각 기관을 분리해 배치하고, 공기업 이전도 선제적으로 제안해야 한다. 지역끼리 경쟁하며 소모되는 구조가 아니라, 하나의 산업권으로 묶여야 한다. 지금은 전략적 설계가 필요한 때다. 상생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본다.

▲윤경철=의정 갈등 이후 전공의들이 복귀하며 병원 운영은 정상화 단계로 가고 있다. 하지만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현재 상급종합병원의 경영난이 매우 심각하다. 노후 장비 교체도 시급하다. 그러나 지자체와 병원 간에 현안을 공식적으로 논의할 구조가 없다. 시민의 생명과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시 차원의 우선순위 설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 의료 수준이 더 떨어지면, 환자들은 서울이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고 의료 공백이 더 커질 수 있다. 인구감소 문제도 함께 생각해봐야 한다. 2050년 지방 소멸 전망 속에서도 충청권은 반도체·AI 같은 미래 산업 유치로 청년 인구 유출을 막고 있다. 의료·산업·인구 문제는 결국 하나의 구조 안에서 풀어야 한다. 광주가 미래 산업 경쟁력을 갖추고 의료 인프라도 함께 강화해야 청년이 남을 이유가 생긴다.

▲박웅=내년 지방선거는 광주·전남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다. 국가적 대형 프로젝트나 산업 배분은 결국 지방정부의 ‘실력’을 보고 결정할 것이다. 실력 있는 지자체 단체장들이 선출돼야 한다. 언론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각 후보들에 대해 균형 있게 검증하고, 시민이 공정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다만 부정선거나 위법 행위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줘야 한다. 범죄 부분에서도 문제가 크다. 보이스피싱 피해가 전국적으로 1조원을 넘었다. 광주도 피해 규모가 상당하다. 이에 대한 홍보 방식도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 강력한 메시지 전달이 필요하다. 시민 보호 차원의 예방 홍보가 시급하다.

▲김경태=광주시가 추진 중인 10대 과제는 균형을 갖췄다고 본다. 재정, 일자리, 문화, 환경, 역사, 복지 등 전 분야를 다루고 있다. 다만 우선순위가 명확하지 않다. 시민이 어떤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광주공항 국제선 유치 문제는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무안공항이 정상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그동안 국제선이 완전히 사라지면 지역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기업·대학·유학생·외국인 노동자 모두 국제 연결성을 중요하게 본다. 도시철도 문제도 중요하다. 버스·도시철도·광역철도 환승 동선이 제대로 설계돼야 한다. 시범 운영과 테스트를 통해 문제점을 미리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최근 광주 빵페스타 보도는 구체적인 수치와 현장 분위기를 담은 좋은 사례였으며, 소상공인 지원 효과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민순=최근 더현대 광주 착공식에 참석했다. 현장에서 느낀 분위기는 긍정적이었다. 요즘 젊은층과 가족 단위 소비는 이미 광주를 떠나 부산이나 서울로 이동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광주에 복합 쇼핑·문화 공간이 들어오는 것은 도시 활력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골목상권 피해 우려는 이미 오래된 구조 문제다. 이 시설이 들어서는 것과는 무관하게 어려움은 이미 지속돼 왔다. 더현대는 외부 소비와 관광객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지역 경제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주섭=광주·전남 행정통합이 필요하다. 대전·세종·충청권, 부울경, 대구·경북 모두 통합 또는 광역연합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전남은 더 이상 늦추면 안 된다. 현재 광주 인구 감소가 매우 심각하다. 올해만 1만명이 줄었고, 그중 60%가 청년이다. 140만 붕괴 이후 인구 감소 속도는 더 가파르게 진행될 것이다. 일자리와 청년 정주 기반이 없으면 도시 기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논의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실행을 위한 구조다. 행정통합은 누가 당선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생존 문제다. 지방선거에서 통합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야 한다. 자리와 직책 문제를 두려워하지 말고, 통합 이후의 운영 구조를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인구 유입은 이제 쉽지 않다. 유출을 막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지역의 경쟁력을 키우고, 청년에게 기회가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김영기=최근 김치 관련 행사가 여러 기관에서 각각 열리고 있다. 김치 축제, 김치 대전 등이 분산돼 진행되다 보니 효과가 부족하다. 통합된 플랫폼이 필요하다. 해남 배추와 광주 김치 산업, 완도 김 등 식품 자원이 연계되면 K-푸드 산업화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해외에서는 김치와 김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나의 통합 브랜드로 묶으면 수출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귀농·귀촌 유입과 지역 경제 활성화 가능성도 있다. 통합으로 시너지를 만들어야 광주·전남 상생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

▲강동완=오늘 논의된 내용은 지역 미래 전략에 매우 중요한 방향을 담고 있다. 광주·전남 상생 관점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오늘 나온 의견들을 보도와 의제 설정 과정에 충분히 반영해 시민 관점에서 실질적인 해결 방향을 제시하면 좋겠다./정리=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