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중독 치료의 마술사, 교도소의 교정교육 전문강사들 / 최우진 |
| 2025년 11월 25일(화) 19: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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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는 교도소에서도 가장 천대받는 범죄다. 그리고 처벌이 강화되어 법적인 문제로 처벌받을 수 있음을 누구나 알 수 있음에도 성적 호기심과 쾌락이 주는 기쁨을 포기하지 못한다. 그래서 성범죄를 중독성을 높게 평가하고 치료를 통해서만 교정해 나갈 수 있다. 치료과정은 그렇게 수월하지만은 않다. 그 이유 중 첫번째는 대부분 합의된 성관계를 주장하고,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한다. 되레 신고한 피해자를 원망하고 그 책임을 자신이 아닌 외부의 탓으로 돌려 반성을 피한다. 두 번째는 형사사법 절차인 경찰, 검찰, 법원에 이르기까지 무죄를 주장하며, 반성 없는 태도로 일관하다 판사의 심기를 건드리면 높은 형량으로 이어져 공권력에 대한 반감을 갖는다. 대부분 판결에 불신을 갖고 상고심 절차까지 거치지만 상고심도 이를 수용해주지 못한다. 사법기관에 대한 불신은 결국 치료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시작부터 적대감과 경계심이 높기에 치료과정에 순응하지 않는다.
그래서 성중독 심리치료는 치료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험난한 파도를 이겨본 경험 많은 선장이 목적지까지 순항할 수 있다. 숙련된 치료사라면 초기에는 잘잘못을 논하기보다 그들이 억울해하는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즉,‘무조건적 수용’을 해주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가해자의 입장을 두둔하는 게 아니라, 수치심이 높은 성범죄 특성상 사건을 부인할 수밖에 없고, 범행을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했기에 그 서운한 감정부터 달래주는 노련함을 발휘해야 한다.
이와 같은 치료사의 공감적 수용은 그들에게 ‘가재는 게편’이라는 경계심을 해제할 열쇠가 된다. 치료사와 목적지가 같다는 공감까지 얻으면 태풍 같은 잔소리에도 순풍에 돛 단 듯 치료과정에 이끌리게 된다. 유능한 치료사일수록 내담자의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특별한 만능열쇠(Key)가 있어야 한다. 수용자들 대부분은 누군가로부터 상처받았다고 주장하고 그 상처받은 감정을 그대로 되돌려 주며 자기 위안을 얻으려 한다. 성장 과정에서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한 사람일수록 주변의 경계가 심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어쩜 두 번 상처받지 않으려는 무의식적 방어기제이다. 경계와 저항이 큰 사람일수록 자기 개방이 느리지만, 조심스럽게 한 번 열린 마음은 반대로 쉽게 닫히기 힘들다. 믿음이 생긴 사람에게 또다시 상처받고 싶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치료에 방어적인 사람일 경우 초반에 신중하게 접근하면, 그러한 노력은 긍정적인 결실을 거둘 수 있다. 굳게 얼어붙은 마음이 살얼음 녹듯 녹아내리면 비로소 치료가 시작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성중독 심리치료는 무엇보다도 내담자의 심리적 특성을 먼저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 기술이다. 교도소에서 그들의 가족보다 더 깊은 감정교류가 있는 교도관은 수용자들의 감정을 읽어내는 데 탁월하다. 감히 성인이 되어 변화를 냉소적인 그들에게 부정적 감정을 직면시키고, 감추고 싶은 감정을 찾아내어 왜곡된 사고를 바로잡을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교도소에서 심리치료를 담당하는‘교정교육 전문강사’들의 축적된 노하우가 치료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이러한 노하우는 교도소를 방문하는 외부 성교육 강사가 범접할 수 없으며, 치료과정에서 만능 열쇠 역할을 하는‘무조건적 수용’은 단면적으로는 범죄행위를 공감해주는 것으로 오해될 수도 있으나, 치료자로부터 공감받은 따뜻한 경험은 결국 피해자의 입장과 감정을 이해시키는데 가장 좋은 치료 기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