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광주교육청 학생 바우처 카드 악용해 카드깡이라니 김종민 논설위원

2025년 11월 27일(목) 18:15

광주시교육청이 학교생활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는 바우처를 악용한 속칭 ‘카드깡’ 사례 등이 연이어 확인됐다. 이정선 시교육감 공약으로 지난해 첫 시행된 ‘꿈드리미 사업’은 학부모 부담을 줄여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포인트 카드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교육단체인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 조사에서 꿈드리미 카드로 고가품을 구매해 현금으로 교환하는 카드깡을 하고, 제도 취지와 동떨어진 상품을 사는 등 9건을 적발했다. 먼저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유명 문구점에서 구입한 36여만원의 에어팟 프로2세대를 24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학부모 커뮤니티(맘카페)에서는 개인 용도의 안경·렌즈, 소설책, 가습기, 마사지건, 종이컵 등에 사용한 정황도 발견됐다. 바우처 사용 기한(2026년 2월말)을 고려해 선결제 후 포인트 적립 방식이 공유되는 등 대담해지고 노골화되는 모습이다. 게다가 포털 게시판에는 아이돌 앨범, 피규어, 온라인 게임 등 물품도 가능한지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일부 학생, 학부모의 부정행위라고 단순히 넘어갈 일이 아니다. 계속 방치한다면 부당한 이득을 챙기려는 파렴치는 걷잡을 수 없이 음성화될 것이다. 불·탈법에 대해선 엄중히 대처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 광주교육청은 오남용 관리 매뉴얼을 마련하고 모니터링단 및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나 단 1건도 적발해내지 못했다. 관련 시스템을 개선해야 하겠다. 보편적 교육복지 사업이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관리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 소중한 예산이 허투루 낭비되지 않게 지도·감독을 꼼꼼하게 해야 한다.

전국적인 모범 행정으로 충분히 평가받을만한 정책이다. 첫 해인 2024년 203억원, 2025년 374억원을 집행했고, 2026년도 예산으로 473억원이 편성돼 있다. 관내 전체 중·고교생 8만4천953명으로 수혜 대상도 내년엔 확대된다. 중학생은 60만원, 고등학생은 100만원을 지급받는다. 무겁게 인식하고 적절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 학부모들의 안일한 생각도 바로잡아야 한다. 더는 용납할 수 없다. 꿈드리미 바우처가 조기에 정착되길 기대한다. 각종 포털, 커뮤니티, 중고거래 플랫폼에 대해 철저하게 검색해 뿌리뽑아야 할 중대한 문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