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제와 환율 이야기 / 김일태 |
| 2025년 12월 15일(월) 18: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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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해방 이후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하다가 1964년 5월부터 단일변동환율제도, 1980년 2월부터 복수통화바스켓제도, 1990년 3월부터 시장평균환율제도로 변경됐고 IMF 외환위기로 1997년 12월부터 자유변동환율제도로 바뀌었다. 1964년부터 도입한 단일변동환율제도는 1972-74년 동안 1달러=400원, 1975-79년 동안 1달러=484원으로 미국 달러를 계단식으로 고정했다. 이 제도는 고정 환율로 2차례의 오일쇼크로 인한 석유가격 인상을 반영하지 못해 1980년 환율을 580원으로 대폭 인상하고 달러화와 엔화에 치중하는 제도로 바꿨다. 1990년 정부는 시장평균환율을 고시하고 10%내에서 변동하는 제도로 변경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로 환율이 2배 가까이 폭등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지금의 자유변동환율제도를 채택했다.
이제 그동안 환율 상승에 대해서 정책당국은 명확한 정책적 원인을 제시할 기회이다. 현재 한국(2.5%)과 미국(3.5%-3.75%)의 금리 격차는 1.25%포인트로 좁아졌다. 그러나 시장과 민간은 그동안 금리 격차가 40개월 이상 장기화되면서 주식시장의 순매도와 채권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해 달러로 들어가고 달러 관련 상품에 투자하게 돼 원화 약세가 이어졌다. 다음으로 지난 3년 동안 금리 인하와 동결로 시중에 풀린 통화량(M2)은 20% 이상이고, 미국 3%에 비해서 돈이 과도하게 빠른 속도도 풀려 대출도 늘어나고 환율도 상승했다. 시장은 통화량 증가로 새 돈이 시중에 풀려 유동성이 풍부했지만 시중 은행을 통해 우량 고객에게 유리한 부동산을 구입하는 대출 금리로 배분되거나 해외로 빠져나가고 힘든 서민들에게는 정책 금리를 제외하고는 고금리상태로 빈약한 수준의 자금만이 흘러갔다. 이처럼 금리와 통화량(물가)은 환율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본질적인 사실이다.
이런 환율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달러 공급처인 수출 대기업은 달러 공급을 축소시키고 개인과 기관은 달러를 매입해 해외 투자의 행동을 하게 된다. 이것은 대기업 중심의 수출기업들은 지속적인 금리 격차와 트럼프 2기 관세로 공급망의 다변화에 따른 현지 공장 투자를 위해 원화로 바꾸지 않고 달러를 보유한다. 특히 국민연금은 25년 58%인 771조원 해외 투자로 수익 극대화로 연금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비중을 감소시키거나 서학개미를 비난하는 것은 지엽적이다.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를 돌아보아야 한다. 1997년 외환위기는 지속적인 경상수지 적자상황에서 정부가 원화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대외부채 지급 보증함으로써 국제금융기관의 기업 단기외채 상환 연장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1997년 환율이 1달러당 1천962원으로 폭등하게 됐다. 현재의 위기는 2천조원이 넘는 가계 부채로 개인과 가계가 파산하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다.
이제 정부와 한국은행은 정책적 처방을 내놓아야 한다. 저성장과 저출생 및 고령화의 추세에서 정부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방향을 짚어보아야 한다. 정부는 확장적 재정정책이 환율을 상승시키고 적자 재정으로 차입 비용이 늘어나 국채 투자가 외국인에게 집중될 수 있으므로 원론적인 재정의 역할을 점검해야 한다. 한국은행 통화당국도 과도하게 시중에 풀린 돈이 부동산과 주택 구입의 특정 자산에 치중하는 것을 통제하고 국내 신산업과 인프라에 투자하고 서민들과 소상공인의 생계와 자립을 유도하도록 자금을 배분해야 한다. 결국 환율의 안정은 한국경제의 성장을 견인하고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신뢰의 정책을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