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 정신을 붓끝에 담다’…제1회 광주유림서예대전 광주향교서 개막식·입상자 시상식 성료 유교 정신 담은 서예 작품 27일까지 전시 최명진 기자

2025년 12월 23일(화) 19:36

제1회 광주유림서예대전 개막식과 시상식이 열린 23일 남구 광주향교에서 정영균 성균관유도회광주시본부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유림의 전통 정신과 서예 문화를 잇는 첫 시도가 광주향교에서 마련됐다.

성균관유도회광주시본부는 23일 오후 2시 광주향교 유도회관에서 ‘제1회 광주유림서예대전’ 개막식과 시상식을 열었다.

이번 서예대전은 유림 단체의 활동이 정기 연수나 의례적 행사에 머물러왔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유림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고, 향교와 유림이 무엇을 하는지 시민들에게 알리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서예가 유교·유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예술이라는 점에서, 유학 정신이 깃든 향교 공간에서 전시가 열린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출품작들은 경전 문구와 한시, 사자성어 등 유교적 가치와 맞닿은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를 통해 서예가 단순한 조형 예술을 넘어 유림 사회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번 대전에는 광주·전남 지역 향교와 서원 유림, 지역 서예가들의 총 150편 작품이 출품됐으며, 원로 서예인들의 찬조 작품 7편을 더해 전시가 구성됐다.

이 가운데 하서 김인후 시문집에 실린 ‘가을밭을 가는 노인’을 쓴 안동주씨의 서예 작품이 대상에 선정됐다. 이와 함께 최우수상 1점, 우수상 2점, 장려상 3점을 비롯해 특선과 기로참여상 등 모두 70여 점이 입상했다.

시상식은 출품작 가운데 우수작을 격려하는 자리로 진행됐으며, 이후 전시를 통해 작품 하나하나를 차분히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행사 당일에는 유림과 서예 동호인, 지역 인사들이 함께해 첫 대전의 출발을 지켜봤다.

전시는 서예 작품과 함께 여성유도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한 민화 작품 20여 점도 함께 걸려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이어진다.

정영균 성균관유도회광주시본부 회장은 “유교 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소통의 기회를 넓히며, 지역 서예 문화의 저변 확대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이번 서예대전을 마련했다”며 “그동안 마음을 모아 갈고닦은 필력으로 완성한 서예가들의 소중한 작품을 진심과 정성을 다해 한자리에 모셨다”고 밝혔다. 이어 “첫 행사인 만큼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이를 보완해 다음 대회에서는 더욱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기호석 광주향교 전교는 축사를 통해 “서예는 단순한 기교를 넘어 선비의 절개와 인격을 함양하는 수양의 예술”이라며 “붓을 통해 충효예의 정신을 담아내고, 그 묵향으로 맑고 곧은 기풍을 전파하는 데 이번 서예대전의 가장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유림회관은 유림의 뜻이 모이는 구심점인 만큼, 앞으로도 유도회 시본부와 함께 서예를 비롯한 전통 문화가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