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윤활낭, 충격 흡수 등 ‘쿠션’ 역할…염증 시 통증 극심 <윤활낭염> 주 원인 반복사용·과부하·퇴행 등 팔 옆으로 들거나 뒤로 젖힐 때 통증 초기 약물치료·물리치료 등 효과적 예방법은 스트레칭·근력운동 지속 등 정리=기수희 기자

2025년 12월 23일(화) 19:38

박형석 조선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

어깨 통증은 많은 이들이 흔하게 겪는 증상이다. 단순히 ‘오십견’이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근육통으로 오인하고 파스나 마사지로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깨 통증의 원인은 생각보다 다양하며, 그중에서도 어깨 윤활낭염은 일상생활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박형석 조선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를 통해 어깨 윤활낭염의 증상과 치료법, 예방법 등을 알아본다.

◇어깨 윤활낭의 역할과 염증

우리 몸의 관절은 뼈와 뼈가 부딪히는 마찰을 줄이고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구조물로 이뤄져 있다. 그 가운데 하나인 윤활낭은 관절 주변, 특히 뼈와 힘줄, 피부 등이 맞닿는 부위에 위치한 얇은 주머니 형태의 구조물이다. 이 주머니 안에는 소량의 윤활액이 들어 있어 마치 관절의 ‘쿠션’이나 ‘베어링’처럼 충격을 흡수하고 마찰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어깨 관절에도 여러 개의 윤활낭이 있지만,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곳은 어깨의 볼록한 부분인 봉우리(견봉) 바로 아래에 있는 견봉하 윤활낭이다. 이 윤활낭에 과도한 압력이나 반복적인 마찰, 혹은 외상 등으로 인해 염증이 발생한 상태를 바로 어깨 윤활낭염이라고 부른다. 윤활낭에 염증이 생기면 쿠션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윤활액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주머니가 부풀어 오르고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반복되는 마찰·자극에 발생

어깨 윤활낭염의 흔한 원인은 어깨 관절의 반복적인 사용과 과부하다. 특히 팔을 머리 위로 들거나,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직업, 취미 활동을 하는 경우 윤활낭에 지속적인 마찰과 자극이 가해져 염증이 생기기 쉽다. 또한, 연령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변화도 주요 원인이다. 나이가 들면 힘줄이 약해지고 어깨 관절 주변의 뼈 구조물에 미세한 변화(골극 형성 등)가 생기면서 윤활낭을 압박하고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드물게는 외부 충격으로 인한 외상이나, 통풍, 류마티스와 같은 전신 염증성 질환의 한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심한 경우 머리 빗기도 어려워

어깨 윤활낭염의 주된 증상은 통증이다. 팔을 옆으로 들거나(외전),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통증은 주로 어깨의 앞쪽이나 바깥쪽에 나타나며, 밤에 통증이 심해져 수면 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옷을 입거나 머리를 빗는 등 일상적인 동작조차 어려워진다.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

어깨 윤활낭염은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치료의 기본 원칙은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완화하며, 손상된 조직이 회복될 수 있도록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염증 반응을 줄이기 위한 약물 치료(소염진통제)를 시행하며, 통증이 심한 급성기에는 냉찜질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통증이 어느 정도 가라앉으면 온찜질이나 물리 치료를 통해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관절의 유연성을 확보한다.

또한, 염증 부위에 직접 스테로이드 및 국소 마취제 주사를 놓는 주사 치료는 강력한 항염 효과로 통증을 빠르게 완화하고 관절 운동 범위를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증상 호전 후에는 재활 운동을 통해 어깨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의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재발 방지에 필수적이다.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구조적인 문제(예: 골극에 의한 윤활낭 압박)가 동반된 경우에는 드물게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염증 조직 제거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박형석 조선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어깨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하고 있다.<조선대학교병원 제공>

◇무리한 자세·반복적 동작 피해야

어깨 윤활낭염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어깨 관절에 무리가 가는 자세와 반복적인 동작을 피하는 것이다. 장시간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주기적으로 어깨를 스트레칭해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 운동 시작 전에는 반드시 충분한 준비 운동을 통해 관절을 이완시켜야 한다.

만약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면, 중간중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팔을 들어 올리는 동작을 할 때 무리한 힘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평소 어깨 주변의 회전근개 근육을 강화하는 꾸준한 근력 운동은 관절의 안정성을 높여 윤활낭염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박형석 조선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하면 자가 진단으로 시간을 보내기보다 즉시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만성 통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 가장 현명한 길이다”며 “우리의 어깨는 매일매일 우리를 지탱하고 움직이게 하는 소중한 관절이기에 세심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리=기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