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0년 지켜온 ‘보성 영광정씨 고택’ 국가유산 됐다 국가유산청, 국가민속문화유산 공식지정 보성=임병언 기자 |
| 2025년 12월 23일(화) 1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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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보성군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지난 18일 ‘보성 봉강리 영광정씨 고택’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공식 지정했다.
이는 조선 후기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역사와 민속문화를 온전히 간직해 온 점이 종합적으로 인정된 결과다.
이 고택은 영광정씨 정손일(1609-?) 선생이 봉강리에 터를 잡은 이후 400여년간 대를 이어 지켜온 유서 깊은 공간으로, 단순한 주거지를 넘어 일제강점기 항일운동과 근대 민족운동, 해방 이후의 격변하는 사회사적 사건들이 켜켜이 쌓인 ‘살아있는 역사 현장’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곳은 한국 풍수지리 전통에서 길지로 꼽히는 ‘영구하해(靈龜下海·신령스러운 거북이 바다로 내려가는 형국)’의 거북 머리 부분에 해당한다.
현손인 정도삼이 자신의 호를 ‘구정(龜亭)’이라 짓고 고택을 ‘거북정’이라 칭한 것은 가문의 정체성과 자연 경관을 일치시키려 했던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건축학적 가치 또한 남다르다. 안채와 사랑채가 마당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배치된 ‘이(二)자형’ 구조는 호남 민가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특히 ‘요(凹)자형’으로 구성된 안채는 보성 지역만의 독특한 건축 양식으로, 뒷면에 사적 공간과 수납공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당시의 생활 방식과 사회적 맥락을 잘 담아내고 있다.
고택 주변에는 역사적 의미를 더하는 부속 건물들도 잘 보존돼 있다. 서측 계곡 건너편에는 일제강점기 한학 교육과 손님맞이, 제실 기능을 담당했던 ‘삼의당(三宜堂)’이 자리하고 있으며, 전면에는 1880년 조정의 명으로 세워진 ‘광주이씨효열문(廣州李氏孝烈門)’이 있어 문중의 효열 정신을 증언하고 있다.
이와 함께 득량만을 바라보는 시원한 전망(통경축)과 사랑채 안마당의 정원은 근대기의 변화를 수용한 전통 조경 기법을 보여주며, 건축과 자연이 어우러진 빼어난 문화경관을 자랑한다.
보성군 관계자는 “영광정씨 고택은 건축·풍수·민속·근대사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이번 국가지정을 계기로 체계적인 보존·관리는 물론, 많은 사람이 그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역사 문화 자원으로서의 활용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보성=임병언 기자
보성=임병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