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균 여수 스타테크 회장 “어머니 기뻐할 일만…” 나눔으로 이어진 삶 고흥 출신…가난 딛고 자수성가 2019년 사랑의열매 ‘아너’ 가입 10년간 장학금 2억1천만원 후원 “아이들 위한 대안학교 만들고파” 이연상 기자

2025년 12월 23일(화) 19:47

“방황하거나 나쁜 생각이 들 때면, 어머니가 뒤에서 보고 계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기뻐할 일만 하자’고 되새기며 살아왔습니다.”

박원균(65·사진) 여수 스타테크㈜ 회장은 수십년째 지역사회에 온정을 전하고 있다.

그는 23일 이를 ‘기부’라는 표현보다 ‘어렵게 살아온 삶에 대한 보상’이라고 말했다.

고흥 농지 한 평 없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중학교 시절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어머니가 돈을 빌리러 다니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랐다고 소회했다.

중학교를 졸업하던 16살, 서울로 올라가 철공소에서 일을 시작한 때도 그 무렵이었다. ‘과자는 사 먹고, 부모님께 효도하고, 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살자’는 다짐 하나로 버텼다.

첫 월급으로 어머니에게 옷을 사서 보냈지만, 그 옷을 받은 어머니는 곧 세상을 떠났다.

박 회장은 “그때부터 어머니가 나를 지켜주기 위해 하늘로 가셨다고 생각했다”며 “‘어머니가 기뻐할 일을 하자’는 원칙이 삶의 기준이 됐다”고 말했다.

이후 그의 나눔은 청소년을 향했다. 돈을 주는 것보다 내 얘기를 전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자신과 비슷한 환경의 아이들에게 ‘가난은 죄가 아니고 불치병도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교복이 없어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돕게 된 것도 이런 생각에서 출발했다.

2014년 사재를 출연해 와이즈멘 진남장학회를 설립한 뒤 10년 넘게 청소년 장학사업을 이어오며 지금까지 213명의 장학생에게 2억1천만원을 후원했다.

학업 성적보다는 가정 형편과 성장 환경을 우선해 장학생을 선정해 왔으며, 최근에는 초록우산과 손잡고 지역 청소년 지원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개인 차원의 기부를 넘어 지역 나눔 네트워크에도 동참했다.

2019년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기부하며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고, 이후에도 꾸준한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내가 직접 다 하지 못하는 부분을 시스템을 통해 더 많은 아이들에게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 가입을 결심하게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의 ‘마지막 꿈’은 학교다. 홍천에서 가수 인순이가 운영하는 해밀학교를 직접 둘러본 뒤 “사업이 아닌, 오롯이 아이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지역에 만들고 싶다”며 초록우산과 함께 폐교 활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

사회 취약계층 아이들이 온전히 사회로 나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구상이다.

박원균 회장은 “아이들에게 희망 하나라도 안겨주고 싶다”며 “앞으로도 청소년을 위한 일이라면 계속하겠다”고 꾸준한 나눔 활동을 약속했다.

한편 스타테크㈜는 1994년 여수산단 내 설립된 선박용 회전기계 가공 제작업체다.

/이연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