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졸업장이 삶에 대한 보상 같아 뿌듯해요”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졸업식> 목포=정해선 기자 |
| 2026년 02월 18일(수) 18: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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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차별, 생활고로 배움의 기회를 놓쳤던 만학도들이 졸업장과 자서전을 받아들며 ‘인생 2막’의 화려한 비상을 알렸다.
18일 재단법인 향토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에 따르면 지난 14일 교내 대강당에서 ‘만학도 자서전 출판기념회 및 졸업식’을 개최했다.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205명의 늦깎이 학생들이 학업의 결실을 맺었으며, 졸업식은 단순한 학위 수여를 넘어 지나온 삶의 애환을 글로 풀어낸 자서전 출판기념회가 함께 열려 감동을 더했다.
행사 1부에서는 ‘말이 글이 되고, 글이 그림이 되는 세상’을 주제로 만학도들의 자서전 ▲눈물로 빚은 진주 ▲나, 있는 그대로 지금처럼 ▲깊은 수렁에서 반짝이는 햇살 아래 등이 소개됐다.
특히 자서전 ‘눈물로 빚은 진주’의 저자 서경임(78·여)씨의 사연은 장내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다섯살에 부모를 여의고 이름 없이 살다 16세에 처음 이름을 갖게 된 서씨는 70대가 넘어서야 비로소 한글을 깨우쳤다.
서씨는 “생선 장사를 하며 자녀들을 키우느라 정작 나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었다”며 “8년 동안 함께 공부한 남편과 저를 이끌어준 선생님들 덕분에 내 인생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낼 수 있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졸업생들의 면면도 화제다. 최고령 졸업생인 김광금(85)씨는 고령의 나이에도 배움에 대한 열정 하나로 중·고교 과정을 완주해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됐다.
그는 “주름만큼 열심히 살아온 세월이 오늘 졸업장으로 보상받는 느낌”이라며 “처음 불러보는 ‘선생님’이라는 말이 이렇게 소중한 줄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섬마을에서 배움의 끈을 놓지 않은 이도 있다. 김원범(62)씨는 완도 보길도에서 목포까지 통학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김씨는 “통학이 어려워 목포에 방을 얻어 자취하며 공부했다”며 “평생 소원이던 졸업장을 품에 안고 오는 3월부터는 대학생으로 캠퍼스를 누비게 됐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 밖에도 어린 시절 화상 사고로 수차례 수술과 재활을 견뎌낸 사연 등이 담긴 자서전은 참석자들에게 ‘고난을 이겨낸 삶’이라는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김혜진 교장은 축사를 통해 “여러분의 졸업은 배움의 끝이 아니라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새로운 시작”이라며 “학교에서 얻은 자신감과 자부심을 무기 삼아 인생 2막을 힘차게 열어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한편,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는 초·중·고 통합 성인교육 과정을 운영하며 배움의 기회를 놓친 성인들에게 제2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평생교육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목포=정해선 기자
목포=정해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