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때 이웃집에 초콜릿 둔 30대 ‘스토킹 유죄’

항소심 법원, 벌금 500만원 유지
피해자는 사건 이후 이사가기도
“‘호감’ 자신만의 생각…범죄 해당”

안재영 기자
2026년 03월 25일(수) 18:48
접촉 불편 의사를 밝혔음에도 이웃 주민에게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을 주거나 식사를 하자며 불안감을 유발한 30대가 항소심에서도 스토킹 범죄로 처벌받았다.

광주지법 형사2부(김종석 부장판사)는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A(30대)씨에 대한 항소를 기각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2월5일 자신의 주거지에서 열린 창문을 통해 옆집에 사는 B(40?여)씨가 귀가하는 것을 보다가 그가 “왜 자꾸 쳐다보냐. 불편하다”고 말하자 피해자를 찾아가 “얘기 좀 하게 나오라”며 문을 두드린 행위 등으로 기소됐다.

같은 달 14일 A씨는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B씨의 집 앞에 초콜릿 과자가 들어있는 박스 1개를 뒀고, 그로부터 2주 후에는 현관문을 두드리며 함께 식사할 것을 제안했다.

수사 기관은 이 같은 A씨의 행위로 B씨가 자신의 의사에 반해 불안감이 생긴 것으로 보며 스토킹 혐의를 적용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B씨의 집에 처음 찾아갔을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현관문을 두드리는 것은 타인에게 무서움을 일으킬 수 있다며 자제를 안내했음에도 초콜릿을 주거나 밥을 먹자는 등의 행동을 이어갔다는 대목에서 스토킹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이 사건 이후 B씨가 이사까지 했고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

이에 대해 A씨가 불복함에 따라 열린 항소심에서 그는 자신의 행위가 B씨와의 관계를 원만히 회복하기 위한 것이었고 공포심을 유발할 정도까진 아니었다며 스토킹 범죄가 아니라는 취지로 항변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수사 기관에서 “제 생각에 B씨는 애당초 저에게 호감이 있었다”거나 “자기 집에 들어가서는 저에게 들으라고 하는 듯 벽을 손으로 두드리면서 애교를 부린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점에 비춰 그의 행위가 자신만의 생각에서 이뤄진 것으로 규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행위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스토킹 행위로서 범죄 구성 요건을 충족한다”며 원심에는 사실 오인과 법리 오해가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A씨는 항소심에도 불복, 대법원에 상고했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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