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무역 위장…테러단체 지원 우즈벡인 4명 검거

KTJ로부터 가상자산 3천여만원 수수
1억7천만원 상당 중고차 시리아 송출
인터폴 적색 수배자 구속…3명 불구속
“관련 세력 조직화 여부 등 공조 수사”

오지현 기자
2026년 09월 01일(화) 19:53

국내에서 중고차 무역업을 하는 것처럼 위장해 유엔(UN) 지정 테러단체에 가상자산과 중고차 등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우즈베키스탄 국적 피의자 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가운데 1명은 테러단체 지원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경찰청 안보수사과는 테러자금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우즈베키스탄 국적 A(29)씨를 구속 송치하고, 공범 B씨 등 3명을 불구속 수사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8월 유학생 비자로 입국해 대전의 한 대학교를 졸업한 뒤 2023년 1월부터 불법체류 상태로 대전에 머물러 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24년 8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7차례에 걸쳐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테러단체 ‘카티밧 타우히드 왈 지하드여단(KTJ)’에 가상자산 4267USDT를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검거일 시가 기준 630여만원 상당이다.

또한 A씨는 KTJ로부터 받은 가상자산 등을 이용해 1억7천만원 상당의 중고자동차 11대와 굴착기 2대를 구매한 뒤 지난해 4월부터 12월 사이 KTJ가 활동하는 시리아로 보낸 혐의도 받는다. KTJ로부터 A씨 측에 흘러간 가상자산은 3천여만원 규모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공범으로 지목된 B·C씨는 A씨와 같은 대학 출신이며, D씨는 중고차 매매업 종사자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A씨와 함께 중고차와 굴착기를 시리아로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씨는 자국 수사기관으로부터 테러자금 지원 혐의로 수배돼 인터폴 적색수배자 명단에도 올라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4월13일 대전 등지에서 A씨 등 4명을 검거했으며, 같은 달 21일 A씨를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국내 체류 외국인이 국제 테러단체로부터 받은 자금으로 중고차 등 실물자산을 구입한 뒤 다시 테러단체에 제공한 첫 적발 사례로 보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A씨가 KTJ로부터 받은 가상자산을 개인 가상자산 지갑 3개로 번갈아 사용하고, 중고차 구매대금을 배우자 명의로 입금받는 등 자금 추적을 피하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

A씨는 대포차를 운행하며 체포 당시 타인 명의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하는 등 검거에 대비해 철저한 사전 준비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테러자금금지법과 출입국관리법, 공문서 부정행사 혐의 등을 적용했으며,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한 수사도 마무리해 송치할 방침이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포착된 또 다른 인터폴 적색수배자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극단주의 이슬람 추종 세력의 조직화 여부를 살피는 한편, 가상자산 세탁 등에 관여한 조력자가 있는지도 국정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오지현 기자
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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