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가이벤트의 리스크 관리 / 한승훈 |
| 2026년 10월 06일(화) 18:39 |
|
수 년간 수많은 관계자들의 노력과 지역사회의 기대 속에서 지역 관광·MICE 업계는 활발한 방문객 특수를 기대해 왔다.
그러나 개막을 불과 이틀 앞두고 전해진 일련의 외교적 차질과 이로 인한 일부 참가국 기관들의 불참 소식은 지역사회에 적지 않은 아쉬움과 함께 깊은 성찰의 과제를 던져줬다.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의 ‘대만관(Taiwan Pavilion)’ 명칭 표기를 둘러싸고 벌어진 시각 차이는 결국 중국 측 전시 인력의 철수와 섬박람회 참가 예정이었던 중국 저우산시의 불참, 그리고 광저우시 대표단의 교류 일정 취소로 이어졌다.
문화예술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명칭을 둘러싼 협의와 조정 과정의 혼선이 동북아 정세의 민감한 기류와 맞물리면서 예기치 못한 여파를 낳은 것이다.
특히 지역 미래 산업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을 알릴 소중한 기회가 다소 위축된 점은 국제 행사를 유치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가 얼마나 세심하게 다뤄져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관광산업적 측면에서 비엔날레와 세계섬박람회 같은 글로벌 메가이벤트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도시의 품격을 제고하고 지속가능한 방문 수요를 유발하는 고부가가치 관광·MICE의 핵심 동력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메가이벤트를 추진함에 있어 사전 외교적 리스크 스크리닝 체계와 위기 발생 시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관리 장치가 충분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특정 전시관의 명칭 표기를 둘러싼 논란이 섬박람회와 의회 교류, 지역 산업 방문 등 다른 영역으로 연쇄적으로 확산된 현상은 향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대형 국제행사를 추진할 때 반드시 보완해야 할 행정적 교훈이라 할 수 있다.
세계 주요 관광·MICE 도시들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늘 직면하지만 사전 대응 시스템에서 차이를 보인다.
전문가와 민간이 참여하는 사전 협의체를 통해 참여 국가 간 정치·외교적 갈등을 예방할 가이드라인을 정립하고 세밀한 리스크 관리를 실행하고 있다.
아울러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지자체 차원의 단일 소통 창구(Single Voice)를 통해 일관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체계를 운용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진통이 단순한 아쉬움으로 끝나지 않고 더욱 성숙한 글로벌 관광·MICE 도시로 도약하는 반면교사가 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제도적 보완을 제안한다.
첫째는 (가칭)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관광·MICE 및 메가이벤트 위기관리에 관한 조례 제정이다. 지자체가 주최·후원하는 주요 국제행사의 지정학적·사회적 리스크 대응 절차를 명확히 정립하고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는 지자체장 직속 ‘공공외교 및 위기관리위원회’ 신설과 중앙부처 협력 강화다. 국제관계대사, 관광·MICE 전문가, 외교부·문체부 관계자가 참여하는 전담 위원회를 통해 주요 메가이벤트의 사전 스크리닝을 체계화해야 한다.
이어 3단계 리스크 대응 프로토콜 정립이다. 돌발 이슈 발생 시 다른 관광·행정 영역으로 여파가 번지지 않도록 리스크를 분리·차단하고 공식 대변인을 통해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위기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남광주특별시의회 차원의 행정사무감사 지표(KPI) 다변화다. 단순히 방문객 수나 참가국 수 등 외형적 수치 평가를 넘어, 리스크 관리의 적정성과 지속 가능한 관광·MICE 브랜드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요구된다.
글로벌 관광·MICE 도시로서의 위상은 외형적 이벤트 유치 실적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도 문화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참여 주체 간 이해관계를 세심하게 조율하고 세련된 운영과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할 때 비로소 진정한 도시의 품격이 완성된다.
이번에 겪은 성장통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지역 정치권에 한층 더 정교하고 견고한 MICE·관광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