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용수 늦어도 공사부터”…호남 반도체 가속페달

최태원 SK그룹 회장, 광주 군공항 첫 방문
전력·용수·교통 등 핵심 기반시설 점검
용인과 병행 건설·추가 증설 가능성 시사
투자 지연 우려 덜어…“착공 시점 곧 발표”
閔시장 “6조 재정 지원 등 전폭적 뒷받침”

변은진 기자
2026년 10월 11일(일) 21:05
“호남 팹 가장 빠른 속도로”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9일 오후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 군공항 부지에서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예정지를 함께 둘러보고 있다./조영권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예정지인 광주 군공항을 찾아 조기 착공 의지를 밝힘에 따라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의 병행 건설은 물론, 추가 증설 가능성을 언급해 투자 지연에 대한 우려를 덜었으며 호남을 새로운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1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9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 경영진과 함께 광주 군공항 일대를 방문해 부지 현황과 사업 여건을 살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 공식화 이후 그룹 총수가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 함께 군공항 관제탑에서 부지를 조망하고 반도체 생산시설(fab·팹)이 들어설 탄약고 이전 예정 부지 등을 확인했다. 전력과 용수 등 핵심 기반시설의 준비 상황도 점검했다.

그는 현장 방문 후 “가장 빠른 속도로 최대한 짓겠다”며 “용수와 전력이 늦는다고 하더라도 타이밍을 빨리 맞출 수만 있으면 먼저 공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기반시설이 완전히 갖춰질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가능한 공사부터 시작해 전체 사업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용인 클러스터와 호남 클러스터의 병행 추진 가능성도 열어뒀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건설 일정을 12년 앞당겼지만, 추가 생산거점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호남 팹은 용인 클러스터의 약 3분의2 규모로 계획하고 있지만, 부지와 수요가 더 확보되면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땅이 더 있고 수요가 더 있다면 이쪽이 더 커질 것도 충분히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착공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최 회장은 “시장님도 열심히 준비해주시고 국가에서도 용수와 전기 등이 다 갖춰지는 것과 저희가 공사를 병행해 맞물리는 속도 등을 다시 계산하면 착공 시점이 곧 발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은 그동안 제기됐던 호남 투자 후순위화 우려를 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용인 클러스터에 대규모 투자가 집중되면서 호남 사업이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최 회장이 직접 병행 추진과 증설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사업 실행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다만 기업의 추진 의지가 실제 착공과 양산으로 이어지려면 부지 조성과 군사시설 관련 절차, 전력·용수 공급 등 선결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전남광주특별시는 기업의 투자 일정에 맞춰 정부와 관계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고 부지와 기반시설 확보를 서두를 방침이다.

특히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6조원 규모의 통합재정 지원은 특별시가 직접 사업을 편성·집행하는 재원인 만큼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분야에 과감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다.

민 시장은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 의지를 분명하게 밝혀주신 최태원 회장께 320만 특별시민을 대표해 감사드린다”며 “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공장을 최적의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건설·운영할 수 있도록 부지·전력·용수는 물론 인재 양성과 정주 여건까지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정말 올까?에서 얼마나 빨리, 얼마나 크게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최 회장의 결심은 대담하고 의지도 강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전남광주도 그 속도에 맞춰 부지와 전력, 용수, 인허가, 정주 여건과 인재까지 가능한 모든 준비를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남광주가 대한민국 산업의 새로운 중심이 되는 날은 이제 상상이 아니다”며 “그날을 반드시 앞당기겠다”고 덧붙였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광주 군공항 부지 일원 약 826만㎡(250만평)에 조성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투자를 바탕으로 수도권에 이은 반도체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2030년 6월 첫 양산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변은진 기자
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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