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명’…동시대 관통하는 南美 저항의 목소리 [광주비엔날레 눈여겨볼 파빌리온]<10> 양림미술관 오복 기자 |
| 2026년 10월 14일(수) 19: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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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미술관은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우루과이와 페루 파빌리온을 1층과 지하1층 전시실에서 오는 11월15일까지 개최한다.
1층에는 우루과이 파빌리온 ‘영토:주권으로서의 공명’이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는 루카스 퀴네가 큐레이터를 맡고 디에고 마시가 참여해 우루과이의 강을 중심으로 영토와 기억, 소리의 관계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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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에서 강은 국경을 나누는 지리적 경계이자 오랜 시간 사람들의 만남과 갈등, 이주가 이어져 온 장소의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강변을 따라 살아온 사람들의 삶과 문화는 물론 정치적 저항의 역사도 함께 쌓여있다.
이번 전시는 우루과이 가수이자 시인, 작곡가인 아니발 삼파요의 삶과 음악에서 출발한다.
강가에서 성장한 삼파요는 대표곡 ‘새들의 강’ 등을 통해 강변 사람들의 삶을 노래했다. 1972년 수감된 뒤 군부독재 정권 아래에서 오랜 기간 투옥됐던 그의 삶은 강과 국경, 억압과 기억을 연결하는 또 하나의 축으로 제시된다.
디에고 마시의 ‘오이르 알 리오-강물에 귀 기울이기’는 전시장 전체를 활용한 사운드 설치 작품이다. 벽면을 따라 마이크와 스피커가 도르래에 매달려 있고 검은 줄 끝에는 작은 스피커와 우루과이강에서 가져온 돌이 연결돼 있다.
물과 시간에 깎인 돌은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인다. 가장 낮은 곳까지 내려와 바닥을 스친 뒤 다시 올라가는 움직임을 반복하면서 마치 숨을 쉬는 듯한 모습을 만들어낸다. 우루과이강에서 건너온 돌을 통해 오랜 시간 강 주변에 쌓인 기억을 전시장으로 옮겨온 것이다.
공간 곳곳에서는 삼파요의 ‘새들의 강’을 재해석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하나의 노래를 온전히 들려주는 대신 목소리를 한 줄씩 나누고 다시 배열해 여러 스피커에서 파편처럼 들리도록 했다.
관람객은 작은 소리를 제대로 듣기 위해 작품 가까이 다가가거나 몸을 숙여야 한다. 작품을 눈으로 바라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움직이고 귀를 기울이며 우루과이의 기억을 따라가도록 이끈다.
지하 1층에서는 페루 파빌리온 ‘경계에서’를 만날 수 있다. 실바나 라고스가 큐레이터를 맡고 루이스 엔리케 셀라코르트와 알론소 레온벨라르데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물질과 상상, 과거와 미래, 개인의 경험과 우주 사이의 ‘경계’를 두 작가의 서로 다른 시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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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라코르트가 도자와 기술을 결합한다면 레온벨라르데는 회화를 통해 현실과 보이지 않는 세계 사이를 들여다본다.
셀라코르트의 ‘안티프로덕션’은 전통적인 도자와 현대 기술을 결합한 작품이다.
산업용 전동 기어를 움직이는 장치로 변형하고 여기에 도자 조각을 연결했다. 작품은 빠르고 정확하게 작동하는 산업용 기계와 달리 느리고 반복적인 움직임을 이어간다.
작가는 인류의 오래된 기술인 도자를 현대 산업문명을 움직이는 기계와 결합해 익숙한 기술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꿔놓는다. 1987년부터 1988년까지 제작된 에밀리오 로드리게스 라라인의 대지예술 설치에서 영감을 받아 기술과 문명의 관계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알론소 레온 벨라르데는 페루 파빌리온을 위해 제작한 회화 연작 ‘비전 페인팅’을 선보인다. 15-18세기까지 이어진 환상 회화의 전통과 페루의 신성한 장소를 뜻하는 ‘우아카’의 지형에서 착안한 작품이다.
작가는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느낀 장면을 캔버스에 옮기며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의 경계를 그려낸다. 같은 공간에 놓인 두 작가의 작품은 도자와 기계, 회화라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과거와 현재, 물질과 상상 사이를 오가도록 관람객을 이끈다.
/오복 기자
오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