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28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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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감사·결재 시스템 비리 불러

■잇단 공무원 횡령 문제점은

회계·경리 담당직…“믿을 사람이 없다”
지자체·교육청·경찰까지 세금 새나가

  • 입력날짜 : 2013. 01.23. 00:00
‘여수 80억, 완도 5억5천, 광주 동구 1억4천 그리고 장흥 1억7천…’

지자체나 기관의 사업 예산이 아니다. 회계 담당자의 횡령 액수다. 그것도 오래된 일이 아니라 바로 얼마 전 터진 사건이다. 특히 장흥 1억7천만원 횡령은 학교에서 벌어진 일이다.

광주·전남 곳곳이 횡령과 비리로 썩어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책은 요원하다.

감사 시스템은 무용지물이 된지 오래됐고 결재 시스템은 너무나도 손쉽게 곳간 열쇠를 내주고 있다.

“회계 담당자들 전부가 횡령한 것처럼 보인다”는 경찰의 푸념이 이해가 될 정도다.

22일 전남도교육청은 중학교에서 회계 업무를 담당하다가 감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육행정직 공무원 A씨 사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7일 숨진 채 발견된 교육 공무원 A(42·여·8급)씨는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장흥의 한 중학교에서 회계 업무를 맡았다.

이 과정에서 1억2천800만원을 횡령하고 4천400여만원을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의 횡령 사실은 그녀가 최근 보성교육지원청으로 옮기면서 발각됐다. A씨의 후임자가 이 중학교의 회계업무를 인수인계받는 과정에서 학교 회계장부와 통장잔고가 틀린 점을 확인한 것이다.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않자 도교육청이 감사에 착수해 학교공금 횡령 의혹이 일었고 A씨는 자살했다.

A씨의 횡령 수법은 일과 시간 이후 출납원과 학교장의 에듀파인(학교 행·재정시스템) 인증서를 도용·결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은행업무처리 등이 편리한 점은 있지만 관리자가 소홀히 점검할 경우 실무자를 지도 감독하기가 어렵다는 맹점이 있다.

실제로 A씨는 이런 점을 이용해 수년간 조금씩 횡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광주 동구의 급여 담당 공무원(8급)이 1억4천여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들통나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공무원은 직원 급여, 복리 후생비, 세입·세출 등에서 횡령을 저질러 왔다.

여수 80억원 횡령 사건의 7급 공무원은 오는 24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또 5억5천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완도군 9급 공무원은 징역 7년을 구형받고 1심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일반 공무원 뿐만 아니라 경찰 비리도 지적대상이 되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대표적 이 지역 경찰 비리의 경우 진도경찰서 모 간부가 수년간 진도 소재 경찰 수련원의 기름 구입비용 등 2억원대 공금을 유용한 의혹으로 파면된 것을 들 수 있다.

이 경찰관은 빼돌린 돈을 추징당하고 1억여원의 부과금까지 물어야 할 처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장성경찰서 모 경사는 직원들의 건강보험료를 관리하면서 1억원 가량 납부를 미루고 이 돈을 주식에 투자한 정황이 드러나 해임됐다.

특히 이런 공무원 횡령의 대부분은 회계·경리 담당 하위직이어서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

여수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80억 횡령 사건이 터졌을때 여수시민들은 멍한 상태였다”며 “우리가 낸 세금이 한 공무원의 사채를 갚는데로 들어간 것을 누가 용납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이런 횡령을 막기 위해서는 공직 사회 내부의 뼈를 깎는 자성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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