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6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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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보 이름이 뭐였더라” 유권자들 갸우뚱
● 지방선거 현장 르뽀 - 1인 7표제 반응

인물·공약 모르는 사람 많아 투표 어려움 호소
정책 실종 선거에 낯익은 이름 찍는 경향 높아

  • 입력날짜 : 2014. 06.04. 22:51
4일 오전 광주 서구 풍암동 주은모아 아파트 1층 공동시설에 마련된 제4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줄을 서서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아~ 그 후보 이름이 뭐였더라? 기억이 안나네.”

4일 치러진 6·4 동시지방선거의 1인 7표제에 대해 뒷말들이 상당하다. 일부 지역민들은 후보 이름을 기억 못해 비슷한 성명의 후보를 찍은 경험을 토로했고 고령자들은 투표를 하다가 “헷갈린다”며 역정을 내는 경우도 있었다.

사전에 충분히 홍보가 됐음에도 이처럼 다수의 시민들이 투표 방식에 불만을 품는 것은 방법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선거를 한번에 몰아서 치루려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투표소에서는 “공약이 뭔지 아무것도 알지 못한채 투표하러 나왔다”며 “누굴 찍어야 하냐”고 묻는 젊은 유권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수 있었다.

오전 10시께 광주 서구 풍암동 제1투표소 현장.

늦은 시간이 아님에도 투표소는 생각보다 한산했다. 가족들과 같이 오는 유권자가 태반이었으며 이중 상당수는 고령자들이었다.

이날 투표는 익히 알려진 대로 1인 7표제. 유권자 한 사람이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역구 광역의원 ▲비례대표 광역의원 ▲지역구 기초의원 ▲비례대표 기초의원 ▲교육감 등을 선출한다.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에서는 ‘1인 8표제’였지만 이번 선거부터 교육의원을 따로 선출하지 않아 7표로 줄었다. 지방의회 교육위원회를 지방의원들로만 구성하도록 제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표용지가 1장 더 줄었어도 혼란은 여전했다.

다수의 유권자들은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후보는 명확히 기억했지만 다른 선거들은 헷갈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무엇보다 고령자들은 이런 헷갈림이 더욱 심한 것으로 보였다.

투표를 마친 고모(71)씨는 “시장하고 교육감은 제대로 찍었는데 구청장이나 다른 의원들은 이름이 좀 헷갈렸다”면서 “기억이 안나 기표소 내에서 그냥 낯익은 이름으로 찍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씨에게 찍은 후보자들 공약 중 기억나는게 있냐고 물어보자 “후보자들이 공약을 말하기는 했었느냐”고 반문하며 “광주시장 후보도 공약보다는 광주의 자존심이니 새정치니 하기 바빠 공약을 말할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고 비꼬았다.

정모(43)씨도 “투표하고 가족들과 나들이 가려고 같이 나왔다”면서 “투표는 권리이자 의무이긴 하지만 이번 선거처럼 정책이 실종된 선거는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1인 7투표제에 대해 묻자 정씨의 부인인 김모(39)씨는 “투표 자체는 어려운게 없었다”면서도 “후보자가 너무 많아 왠지 제대로 선택하지 못한건 아닌지 하는 찝찝함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23)씨는 “솔직히 공약도 모르고 후보자 이력도 잘 모른다”면서 “공약 팜플렛 제대로 한 장 받아 본적 없이 선거를 한다는게 약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고령자가 많은 전남지역 투표소의 경우 투표소 관리인과 유권자간에 가벼운 실랑이가 종종 발생했다.

대부분의 실랑이는 1차 투표만 하고 나오려던 유권자들에게 2차 투표를 권유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투표 방법을 이해 못한 일부 고령 유권자는 “아이고 헷갈려서 못하겄네”라며 1차만 하고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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