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8일(월요일)
홈 >> 광주전남 > 지역

지리산 선교사 유적지 종교 갈등
불교계 “불법 건축물 문화재 등록 반대”
기독교보존연합 “근대화유산 가치 충분”
왕시루봉 12채남아…금명간 결과 발표

  • 입력날짜 : 2014. 06.16. 19:10
구례 지리산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지에 남아 있는 건축물.
구례 지리산 왕시루봉 기독교 선교사 유적지의 문화재 지정 여부를 둘러싸고 종교간 갈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이하 보존연합)에 따르면 지난 12일 문화재청이 실사를 위해 도착하기 전에 화엄사 스님들 4명이 먼저 국립공원 지역인 왕시루봉 토지면 문수리 입구를 허가 없이 통과해 전문위원들에 보이지 않는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이번 실사는 5월 23일 문화재청에서 유적지 현장 조사를 한다는 발표 이후 한차례 미뤄졌으며, 금명간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해발 1천240m 고지에 위치한 왕시루봉 유적지는 1921년으로로 거슬러 올라간다.

1900년대 초 한국에 온 선교사들이 풍토병을 피하기 위해 노르웨이·호주·영국·미국·캐나다 등 세계 각국의 건축양식에 아궁이와 온돌을 더한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노고단에 56채를 지었다.

수양관으로서 뿐 아니라 1936년 구약성서를 한글로 번역했던 공간이었던 이 곳은 그러나 한국전쟁과 태풍 등으로 대부분이 망가지고 만다.

이후 이를 안타깝게 여긴 휴 린튼(한국명 인휴·1926-1984) 선교사 등이 1962년부터 노고단에서 약간 떨어진 왕시루봉 일대에 다시 건축해 목조주택과 토담집 12채가 현재 남아있다.

불교계는 선교사 유적지가 불법건축물이며, 자격이 없는 유산을 등록문화재로 등록하려고 한다 등의 이유로, 더불어 지리산이 문수보살의 산신제를 지내는 불교성지의 모태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4월 초 화엄사는 정부(청와대, 교육부, 문광부, 환경부, 문화재청, 서울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공문을 보내, 지리산 선교사 유적지 문화재지정에 부정적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더구나 최근 언론매체를 이용해 이같은 입장을 강변하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보존연합 측은 유적지는 전남도 건축물 대장에 등재된 것이고, 그 토지 사용에 대해서도 소유주인 국립인 서울대학교에 납부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미 근대의 역사적 가치도 충분하다는 맞받았다.

보존연합은 실제로 지난 2012년 10월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이하 내셔널트러스트)에서 모든 검증과정을 거쳐, ‘반드시 지켜야 할 자연 환경 및 문화유산’으로 인정해 다음해 1월 ‘소중한 문화유산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이를 계기로 올해 3월에는 보존연합과 내셔널트러스트에서 ‘지리산 선교사 유적 보전과 운영을 위한 신탁협약서’를 맺어 모든 문화적 자산을 기독교만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시민의 품으로 돌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아울러 앞서 2009년 (사)도코모모 코리아(근대건축보존회)와 용역을 체결해 1년여 조사연구 끝에 보고서가 발간됐고 문화재 위원들은 고유 건축 양식으로써 근대문화유산의 가치를 두고 길이 보존되기를 바란다는 추천 의견서를 보내오기도 했다.

보존연합은 국립공원 측이 문화재청과 전남도, 구례군 문화담당만 들어가야 하는 만큼 화엄사 스님의 왕시루봉 입구 통과에 과태료를 부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당초에 종교간 불미스런 점을 감안해 출입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보존연합 관계자는 “올해는 한국에 기독교 복음이 들어온 지 130년인 해”라며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지 역시 근·현대사에 엄청난 기여를 한 매우 중요한 역사·문화·선교학적 가치를 지닌 곳으로 그 현장을 보존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구례=김정옥 기자


구례=김정옥 기자         구례=김정옥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많이본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