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1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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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아 사랑해…난 마지막 동영상 찍었어’
●광주지법 세월호 5차 심리공판 현장…승무원·승객들 카톡 메시지 공개

‘너무 무서워. 캐비닛 떨어져 옆방 애들이 깔렸어’
‘저 지금 방안에 살아있어요.…지금 구조중인데…’
사고현장 원망 문자 가득…가족들 분노·법정 숙연

  • 입력날짜 : 2014. 07.15. 20:40
15일 광주지법 형사 11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3차 공판에서 세월호 침몰 당시와 이후 승무원, 승객이 각각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가족들의 분노를 또 한번 자아냈다.

공개된 승무원들의 문자 메시지는 책임 회피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3등 항해사 박모씨는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선배 2명에게 사고 상황과 앞으로 있을 수사에 대한 대처방안을 논의한 것이 공개됐다. 문자에는 “그때 브리지에 선장님 계셨어(?)”라는 선배의 질문에 박씨는 “그게 문제예요. 선장이 재선(在船) 의무 안 지켰다는 거”라고 답했다. 또 박씨는 민사소송에 대비해야 한다는 선배의 조언에 “무조건 책임회피 식으로. 이기적일 수 있지만 선장책임으로. 그런 식으로 말해야해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해경 수사를 받고 나서 카톡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수사에서는 정직하게 답했고 책임도 인정했다”고 변호했다.

반면 단원고 학생 등 승객들의 카카오톡 메시지는 침몰하는 배 안의 공포와 승무원들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했다. 이날 공개된 오전 9시10분 발송된 메시지는 “연극부 사랑함. 다들 사랑해. 진짜 사랑해. 애들아 진짜 사랑하고 나는 마지막 동영상 찍었어”였으며 이후에도 “저 지금 방안에 살아있어요. 지금 구조중인데 저희 학교 학생 말고 다른 승객들부터 구하나봐요”(오전 10시7분), “너무 무서워. 캐비닛이 떨어져서 옆방 애들이 깔렸어. 무서워”(오전 10시12분) 등 닥쳐올 불행을 예감한 듯한 내용이 공개되면서 재판장은 고요해졌다.

이중에서도 일부는 상황을 알려주며 구조를 바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실제로 오전 9시20-21분 사이 한 학생은 “화물들 바다로 다 떨어지고 난리남. 지금 전기도 다 나감”이라고 상황을 전했고 “이제 해경왔대”(오전 9시25분), “지금 속보떴어 아마 우린 듯”(오전 9시27분) 등의 메시지도 공개됐다.

사고 현장에는 오전 9시27분 해경 511호 헬기를 시작으로, 이로부터 5-6분 뒤 513호 헬기와 목포해경 123정이 차례로 도착했다.

그러나 그 사이인 오전 9시29분에 한 학생은 “아직 움직이면 안돼”라고, 오전 9시41분 다른 학생은 “XX 방송도 안해줘. 걍(그냥) 가만히 있으래”라고 메시지를 전송했다. 불만섞인 메시지가 발송될 당시 승무원들은 퇴선하고 배에 없었다.

학생들이 구조된 직후 주고받은 메시지에도 긴박한 상황과 승무원들에 대한 원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한 학생은 “(제가)거의 마지막에 나왔거든요. 근데 제 뒤에 엄청 많았어요. 살아있는 친구들 많았는데 다 죽었을걸요. 배 안에서 선원들이 아무것도 안했어요. 가만히 있으면 산다고, 근데 가만히 있다가 저까지 죽을뻔 했어요”라고 전했다. 또 다른 학생은 “배가 기울었어요. 친구들은 막 웃으면서 장난치고 있고 시간이 갈수록 90도로 기울었어요. 선원들은 안 움직이면 안전하다고, 그래서 가만히 있다가 물이 너무 많이 차서 배 밖으로 빠져나왔어요”라고 회상했다.

여기에 구조된 한 학생의 메시지는 객실에까지 물이 찬 상황을 떠올리게 해 법정은 숙연해졌다.

“물이 막 들어오는데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으래요. 저희는 가만히 있었는데 남자애들은 못참고 뛰어내리기도 한 것 같아요. 구명조끼를 입고 물에 떠 있으니 뒤에서 친구들이 밀어주기도 하고, 물이 거의 목 밑까지 차서 밑에 있던 애들은 아예 잠겨서 물먹고 그랬어.”

한편, 재판부는 오는 22일 오전 서증조사를 마친 뒤 같은 날 오후 세월호에 탔던 일반인 승객 등을 대상으로 증인신문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22-24일에는 필리핀 가수 부부 등 최대 19명(일부는 미정)이 진술한다./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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