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1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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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은 세월호 갑판서 헬기 탑승만 도와”
●단원고 학생들 이틀째 법정 증언

  • 입력날짜 : 2014. 07.29. 20:27
“옆방 아저씨가 만들어 내려준 로프 잡고 갑판 올라와”
“갑판에 도착해보니 해경이 계단 옆 외벽에 서 있었다”
“해경이 위에서 다 볼 수 있는 상황…지켜보고만 있어”
“친구가 바닷물에 잠기는 모습 떠올라…” 울음 터뜨려

세월호 승무원 재판 생존학생 증인신문 이틀째 되는 29일 단원고 학생들은 해경이 사고 당시 적극적인 구조시도 없이 갑판에만 머물렀다고 증언해 파장이 일고 있다. 또 학생들은 사고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재판을 열고 있는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이날 오전 단원고 학생 7명, 오후 학생 9명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단원고 학생들의 법정 증언은 전날에 이어 두번째다.

특히 학생들은 승무원과 해경 등의 미흡한 사고 대처로 인명피해가 늘어났다고 입을 모았다.

증언대에서 4층 B28 선실에 머물던 A양은 “선실에서 갑판까지 오르막인데 옆방에 있던 아저씨가 커튼을 뜯어서 만든 로프를 내려줘서 잡고 올라왔다”며 “갑판에 도착해보니 해경이 계단 옆 외벽에 서 있었다”고 말했다.

A양은 또 검사가 ‘배 안에 사람이 많다고 말해줬느냐’는 질문에 대해 “해경이 위에서 다 볼 수 있는 상황이었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며 “친구로부터 해경이 ‘올라올 수 있는 사람은 올라오라’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고 대답했다.

일반인 승객의 도움을 받아 B23 선실에서 나왔다는 B양 역시 갑판에 나와 헬기를 탈 때에만 해경의 도움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C양도 “갑판에 있던 해경이 가만히 있다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고 했고 D양은 “해경은 갑판 외벽에 서서 헬기로 올려주기만 했고 생존자들이 빠져나오던 출입구 쪽으로 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학생들은 또 당시의 참혹함을 떠올리며 불안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증언하던 한 학생은 “배가 기울면서 방안에 물이 들어와 친구들과 서로 도와가며 복도로 나갔는데 박지영(승무원) 언니가 구명조끼를 입으라고 했다”며 “이후 옆으로 굴러 떨어지셨는데 가만히 있으라고 해서 언니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도 가만히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배 안에 물이 차올라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물로 뛰어들었다. 같이 뛰어든 친구 중 1명은 갑판으로 나갔는데 휩쓸린 친구는 나오지 못했다. 그 친구가 바닷물에 잠기는 모습이 떠올라서…”라고 말하다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또 다른 학생은 “친구들은 수학여행 가다가 사고가 나 죽은 게 아니라 사고 후 대처가 잘못돼 죽은 것”이라며 “선원들이 가벼운 징역을 받고 나오길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밖에 증언에 나선 학생들은 선장과 선원에 대한 처벌과 함께 “왜 배가 침몰했는지 알고 싶다”는 의사도 명확히 밝혔다.

한편, 이준석 선장 등 피고인들은 전날에 이어 출석하지 않았다.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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