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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고 따뜻한 일상속 작은 행복들…떠날때 뜨거운 가슴을 느끼다
박종석 화백의 화필여로
<54> ‘인도의 눈물’ 스리랑카 호수가 아름다운 ‘불교성지’ 캔디

  • 입력날짜 : 2015. 07.29. 19:05
박종석 作 ‘스리랑카 캔디의 불치사’
호수가 아름다운 불교성지! 도시 이름이 캔디다. 피로회복제 같은 과자 이름 같아서 쉽게 잊혀 지지 않는다.

25만명 인구 규모로, 고산에 위치한 호반의 아름다움을 갖춘 풍요로운 분위기가 청량한 느낌이다.

쓰나미가 휩쓸고 간 뒤의 니콘보해변에서 안토니오씨와.
호수 한 가운데 10여평쯤 되어 보이는 섬처럼 생긴 작은 꽃밭에 자국의 국기가 세워져 있고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에는 입이 큼직한 페리칸과 이구아나, 거위, 원앙새, 자라 및 각종 철새들이 노니는 모습 또한 지나는 여행자의 발걸음을 절로 멈추게 한다. 그 옆에 규모가 큰 사원 불치사(佛齒寺)가 자리 잡고 있는데 부처의 치아가 모셔져 있는 유일한 사찰로 불교신자가 대부분인 스리랑카인들의 발걸음이 분주한 곳으로 생기가 넘친다.

이틀간의 머무름에 아쉬움이 남지만 이곳 시민들의 발걸음이 여유 있게 느껴진다.

이곳에 오기 전 시기리아에서 마타레와 덤블라를 거쳐 캔디까지 버스를 타고 오는데 내 앞자리에 젊은 아버지와 딸이 친구처럼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부정(父情)이 너무 다감해 보기에 시샘이 날 정도다. 말을 걸어보니 초등학생인 딸의 이름이 아시아로 영리하고 차분한 성격인데 멀미로 무척 고생하면서 구토와 두통으로 시달렸던 것이다.

‘캔디 호수’
딸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아버지는 정성을 다해 딸을 안아주고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캔디의 넉넉한 자연이 주는 분위기가 그곳 사람들을 자애롭게 할 수 있는 삶터로 꼭 틀린 것은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이다.

스리랑카 여행 중에 그 나라 사람들과 한 번도 다툼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공자도 마을을 가린다 해 논어의 里仁에서 보면 공자가 ‘마을이 어진 곳은 아름다우니 어진 곳을 가리지 아니하면 어찌 지혜를 얻었다 하리요?(子 曰 里仁 爲美 擇不處仁 焉得知)’라고 했고 먼 옛날에 소부(巢父)와 허유(許由)는 기산(箕山)과 영천(潁川)에 속세를 피해 오염되지 않은 좋은 마을에서 숨어살았기에 그 유명한 고사의 한 대목이 전해지지 않았나 싶다.

중국의 요(堯) 임금이 허유를 찾아가서 천하를 맡아달라고 청하니 허유가 더러운 말을 들었다 하여 영천에 달려가 귀를 씻는데 마침 소부가 소를 몰고 와서 물을 먹이다가 귀 씻는 까닭을 물으니 허유가 그 내력을 말하자, 소부는 더러운 말을 듣고 귀를 씻은, 더러운 물을 소에게 먹일 수 없다 하며 소를 몰고 갔다는 이야기는 세상 누구나 다 아는 것이지만 그렇게 살기 쉽지 않은 일이다.

스리랑카의 산천자연은 참으로 아름답고 대부분 가난하지만 행복지수가 높고 차분하고 상냥하다. 아마 불심이 깊은 연유도 있겠지만 그 자연이 주는 영향에 기인한 것도 있을 것이다.

‘캔디 호수에서’
우리나라도 금수강산으로 자연이 아름답다. 그런데 자살률이 세계 1위요, 오로지 이어지는 무한경쟁으로 관용과 배려가 부족한 부분이 많다.

이제는 공기 좋은 농촌마을들은 담장 높은 상류층들의 별장으로 변하고 있으니 그런 저택 하수도 물에 혹여 귀를 씻으면 중이염이나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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