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7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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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드럼통·깨진 유리창 “사적지 맞아?”
집·중·점·검 …방치된 5·18사적지들
(중) 현장 가보니

옛 국군병원·505보안대 시설물 장기간 방치 ‘엉망’
광주시 형식적 관리 급급…주민들이 직접 주변 청소

  • 입력날짜 : 2015. 09.16. 20:29
5·18 사적지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는가운데 사적지 제19호인 양동시장 표지석 옆에는 소파 등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본보에서 보도한 ‘방치된 5·18 사적지’ 중 광주 서구에 위치한 옛 국군병원과 구 505보안대 시설물들이 장기간 무단 방치되는 등 해당 기관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옛 국군병원(서구 화정동)은 지난 5·18 당시 상무대에 끌려간 시민들이 고문을 받다가 부상을 당하면 엄중한 감시 아래 치료를 받던 곳이다.

지난 1998년 사적지 23호로 지정된 후 2007년 국군병원이 이전하면서 8년간 방치돼 오고 있다.

16일 국군병원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광주시와 유관 기관에서는 사적지에 대해 형식적으로 관리만 해 오고 있을 뿐 실질적인 관리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광주시 공무원이 5·18 기록물 전시관에 사진 전시를 위해 구 국군병원 일대 사진을 찍고 정문 입구에 ‘사적지로 보호되고 있으니 무단 침입을 금한다’라는 안내문을 붙이기 위해 방문하는 것만 목격했을 뿐 관리를 위해 방문한 것을 본 적은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다.

심지어 국군 병원으로 통하는 도로는 청소를 하지 않아 주민들이 힘을 모아 청소를 하고 관리를 해온 것으로 알려져 눈총을 사고 있다.

관리가 미흡한 것은 인근에 위치한 옛 515 보안대(서구 쌍촌동)건물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은 광주에 진주한 계엄군을 총지휘하는 지휘소이자 민주인사들을 감금·취조했던 역사의 현장이었다.

2005년부터 국방부에서는 보안대 건물을 비웠으나 광주시는 그대로 놓아 뒀다가 2년이 지난 2007년에야 제 26호 사적지 지정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8년간 사적지를 방치해 사적지 담벼락 철근은 모두 녹슨데다, 내부는 공포영화에나 나옴직 할 정도로 폐허 상태였다.

더욱이 녹슨 드럼통, 높이 자라난 잡초와 유리창 문이 깨지고 없어진 건물은 이곳이 사적지로 지정된 곳인지를 의심케 했다.

하지만 이 두곳은 건물이라도 존재하고 있어 다른 사적지보다는 사정은 나은편이다. 이외에는 무늬만 사적지인 곳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동구 학동에 위치한 배고픈다리 일대는 광주에 들어오려는 계엄군에 맞서 시민군들이 격전을 벌인 곳이다.

다리 일대 어느 곳에서도 사적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없었고 한참만에야 현대식으로 지어진 건물 1층 마트 정면에서 표지석을 발견했다.

표지석은 마트 차량과 마트에서 내리는 물건 등에 가려 보이지 않았고 가려진 표지석은 그 누구 하나 신경 쓰는 사람이 없었다. 또 사적지 제19호인 양동시장 표지석에는 쓰레기가 버려져 있고 노점상이 바로 옆에 자리를 잡고 장사를 하고 있었다.

문제는 대다수의 사적지가 이들 사적지와 비슷한 사정이라는 것이다. 동구 금남로 일대, 몇몇 공원 등을 제외하고 20여곳의 사적지는 5·18당시 건물은 커녕 표지석만 ‘덜렁’서 있는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시민 이상민(40)씨는 “어린 아들과 함께 주말을 맞아 사적지 답사를 하면서 씁쓸하고도 부끄러웠다”며 “광주시, 5월 단체, 5·18연구소는 17년간 무엇을 연구하고 토론했는지 모르겠다. 어린 아들에게 보여줄 것은 단지 표지석과 폐허가 된 건물뿐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국방부로부터 소유권 이전을 받은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내부 관리 등에 소홀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번 5월 단체와 함께 순찰 및 쓰레기 줍기를 해왔다”며 “5·18연구소와 함께 내년 3월 5·18시적지 마스터플랜이 완성되면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고 해명했다./주재홍 기자 jujae84@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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