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7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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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최고의 순간을 위한 선택 어느 靑春의 ‘무한도전’에 갈채를
<68> ‘Cape of Good Hope’…남아공
짐바브웨이-행복한 오해와 화해

  • 입력날짜 : 2015. 11.04. 18:59
박종석 作 ‘누우를 보다’
남아공 여행길에 동행한 장녀 소영이 번지점프를 준비하고 있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이와 잠비아 사이의 국경선은 크나 큰 대형 철교가 경계선이다.

간단한 도장하나로 간단히 입국을 통과해 세계에서 두 번째 큰 빅토리아 폭포에서 장대하게 쏫아지는 물이 대협곡으로 흐른다.

그 사이 철교 난간에 설치된 다이빙대에서 약 120m까지 하강 할 수 있는 번지점프를 즐기는 곳이다. 여행자 젊은이들이 스릴을 만끽하는 곳으로 협곡을 내려다보니 오금이 저릴 정도다.

동행한 큰 딸 소영이가 떨어져서 죽어도 좋으니 번지점프를 하게 해달라는 요구에 거금을 투자한다. 과감한 용기를 가상히 여겨 생사여탈은 본인에게 맡기기로 하고 번지점프를 시도한다. 두 번 점프 할 수 있는데 한 번은 눈을 뜨고 하강하고 두 번째는 무서워 눈을 감고 다이빙 했단다.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의 담력과 호기심이지만 “죽어도 좋다”는 각오에 용기가 가상해서 허락한다.

‘검은 대륙’
내려다보는 내가 더욱 가슴 졸인 순간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것은 아버지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호기심에 대한 자식의 도전정신은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 소원풀이를 한 딸 소영과 함께 그 곳에서 짐바브웨이 쪽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른 체구의 잠비아 청년의 흑단목 조각을 사달라고 애원 한다.

꽤 무게가 나가는 조각품이다. 일행들이 멀리서 기다리는 중이다. 그래서 급히 한 쌍을 사면서 돈을 주고 달려오는데 그 청년이 나를 쫓아오면서 계속 뭐라 하는데 통하지 않아 이해하지 못했다. 난 돈을 더 달라는 뜻으로 알고 빨리 뛰어와 떠나는 차에 탑승해서 보니 환율이 훨씬 높은 짐바브웨이 돈을 더 주고 왔던 사실을 알았다.

그 친구가 돈을 너무 터무니없이 많이 받았다 싶어 자기네 돈으로 바꿔 달라는 의도를 모른 것이다. 상반된 생각과 판단에 두 사람 모두 땀을 흘리며 뛰었던 것이다. 황급히 주면서 큰돈을 준 나와 너무 많이 받아서 돌려주고자 하는 그 흑인 청년의 아름다운 뜀박질에서 그윽한 사람 냄새를 느껴본다.

박종석 作 ‘잠베이지강의 일출’
거래상으로 보면 내가 손해를 봤지만 기분 좋은 착각에 투자해서 기쁨이 배가 된 것이다. 앞으로도 그러한 우연한 아름다움을 만나기란 그리 흔치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이후 7년 만에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를 다시 찾게 됐다.

중남미 여행 2개월을 마치고 아프리카를 경유하는데 요하네스버그 공항에서 7시간의 체류할 시간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나는 우려하며 분명 사고가 난다고 경고하고 두 사람만 보낼 수 없어 함께 동행한다. 일행인 김기호 박사와 여행 중 만난 대학생 등 3인이 가이드도 없이 택시를 타고 흑인지역 할렘가를 활보했다.

여행자의 눈에 남아공은 거의 우범지역으로 인식돼있고 그 중에서도 중심도시에 위치한 알렉산드라는 조심해야할 곳이라고 했다.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을 과연 치를 수 있을까 걱정도 했다.

그런데 여러 착한 흑인들이 경고를 해준다. “조심하라고. 그곳은 들어가지 말라”고..

위부터 ‘자연의 숨결’, ‘뭄바타의 하룻밤’, ‘사파리 롯지’
세계 어느 곳이나 강도나 나쁜 사람은 있다. 운이 없어 당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한 악연이나 사고는 미리 조심하는 것이 지혜다.

내 예상대로 결국은 사고를 당했다. 그리고 귀국해서 주한 남아공 대사관에 항의서한을 보내려고 문안을 작성했다가 포기했다.

대신에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의 자서전 ‘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을 읽고 용서와 화해의 실천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절감한다.

백인 우월주의가 뿌리박힌 남아공의 현실은 그래도 행복한 나라다. 역사적으로 흑인이었던 만델라대통령이 있었고 월드컵도 개최됐기 때문이다.

쉽지 않겠지만 인종차별도 없어지고 흑인들도 인격적 대우를 받는 아름다운 자연을 닮은 남아공이 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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